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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이 방송국이라는 꿈의 탑 아래에서 부서져 내렸다”
미디어오늘
추모제 도중 발언에 나선 김유경 노무법인 돌꽃 대표노무사는 “유족의 요구를 깡그리 무시하고 수용한 것인냥 호도하고, MBC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하기 위한 면피성 꼼수에 다름 아닌 자료”라며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규탄했다. 그는 “지금 일하고 있는 기상캐스터들의 정규직화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들이 지원했다고 뽑아주겠나”라며 “MBC는 과거 근로감독 결과 수많은 방송작가들의 노동자성이 인정되니 그들을 하나둘씩 다 잘라냈다. 지금은 대놓고 그런 일을 또다시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김 노무사는 “피 끓는 심정으로 어머니가 단식하고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는 이 자리, 이 시각에 보도자료를 냈다는 건 철저히 계획된 것이고 유족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 싸움을 끝까지 이어가라고 MBC가 기름을 붓고 있다. 오늘 이 분노를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했다.

추모제를 찾은 정치인들도 MBC를 규탄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캐스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더니 기상캐스터 일자리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것”이라며 “유족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대외적으로만 보여주기식 면피로 일관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역시 “공영언론이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으로 넘쳐난다’는 비판 기사를 내면서 정작 본인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면피용으로 포장하는 이중성이야 말로 걷어내야 한다”고 외쳤다.

MBC 사옥 행진하며 “MBC는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하라” 외친 시민들
추모문화제에는 200여 명의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고인의 친구이자 MBC 방송작가로 일했던 김성헌씨도 무대에 올랐다. 김씨는 “늘 밝고 남을 먼저 생각하던 그녀의 비보를 접했을 때 몸 속에서 썰물이 빠져나가는 듯 상실감이 덮쳤다”며 “사인을 알게 됐을 땐 그 무게가 결코 남일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인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두고 “약 3년4개월의 시간 동안 요안나는 대체 어느 소속으로 시청자들에게 날씨를 전했다는 건가. 요안나는 MBC의 기상캐스터로서 살았고 그렇게 생을 마감한 것”이라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고 차별받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부디 퇴사라는 도피조차 선택하지 못할 정도로 본인의 일을 사랑했던 그녀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고인을 향해 “우리의 젊은 날이 방송국이라는 꿈의 탑 아래에서 부서져 내렸다. 그래도 나는 살아있다는 이유로 남은 일을 해나가겠다”며 “아직은 발버둥칠 힘이 조금은 남아있다는 이유로 멀리서라도 당신의 뜻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꿈이 좌절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추모제를 찾아 연대의 뜻을 전했다. 김수억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는 “어머니의 단식이 하루라도 빨리 끝날 수 있도록, 모든 유족들이 바랐던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비정규직 제도를 없앨 수 있도록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선우 스님은 “방송국 내 노동자들에 대한 지독한 차별을 해소하는 게 방송국의 의무이자 도리”라며 “MBC 사장은 진정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MBC가 되기 위한 길은 내부 비정규직 프리랜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임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추모제를 찾은 이들은 “MBC는 유족에게 공개 사과하라”, “MBC는 기상캐스터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 “MBC는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외치며 MBC 사옥 주변 곳곳에 현수막을 걸었다. 사옥 앞을 지키고 서 있는 MBC 직원들과 경찰들을 향해서도 구호를 외쳤다. 참여자들은 고인에게 헌화하며 2시간30분여 이어진 추모문화제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