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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어쩔수가없다’, 베니스 수상 불발..그래도 찬사는 이어진다(종합)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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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의 포스터 이미지. 사진제공=CJ ENM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포스터 이미지. 사진제공=CJ ENM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했다.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공식 상영한 뒤 현지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얻으며 수상을 기대하게 헸지만 끝내 수상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삼켰다.

7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의 팔라초 델 시네마에서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을 겸한 시상식이 열린 가운데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가 차지했다. 또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가자지구의 6세 소녀 이야기를 그린 '힌드 라잡의 목소리'의 벤 하니아 감독이 감독상인 은사자상을 받았다. '어쩔수가없다'는 수상작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사이드웨이’와 ‘바튼 아카데미’ 등을 연출한 알렉산더 페인을 비롯해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안 문쥬, 이란의 거장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 등 이번 영화제 심사위원단이 21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을 대상으로 심사한 끝에 내놓은 최종 선택이다.

'어쩔수가없다'는 그러나 이번 영화제에서 작품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큰 화제를 몰고 다니며 수상 기대작으로 꼽혔다. 이병헌과 손예진이 주연한 작품으로, 25년 동안 일해온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당한 가장이 가족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냉혹한 세상으로 나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지난달 30일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공식 상영된 가운데 언론과 평단은 물론 관객의 호평과 지지를 받았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이자 매혹적인 블랙 코미디”라고 극찬했다.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도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이 돋보이는 서사의 추진력. 박찬욱 감독이 선보이는 충격적이면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풍자극. 가족의 붕괴, 가장의 위기, 그리고 국가의 현주소를 그려낸 초상이다”고 호평했다. 미국의 인디와이어는 “박찬욱 감독의 탁월하고, 잔혹하고, 씁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 영국 공영방송 BBC는 “박찬욱 감독의 가장 유머러스한 영화일 뿐만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작품”이라는 찬사를 각각 내놨다.

이 같은 호평이 이어지면서 인디와이어는 ‘어쩔수가없다’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중 하나”의 트로피를 받을 것이라 내다보기까지 했다.

이병헌에 대한 찬사도 컸다. 극 중 이병헌은 25년 동안 일해온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당한 뒤 가족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냉혹한 세상으로 나아가 처절한 현실에 맞서는 가장 역을 연기해 호평받았다. 이병헌에 대해 미국 영화전문지 데드라인은 이병헌이 “놀라운 연기를 펼쳤다”고 극찬하며 “그의 탁월한 코미디 감각”을 찬사했다. 미국의 인디와이어도 “이병헌의 유려한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톤을 지탱하는 핵심”이라고 가리켰다.

박 감독은 8일이나 9일 귀국할 예정이며, 이병헌은 지난 4일 개막한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가 “영화계에 선명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에 주는 특별공로상의 수상자가 되어 캐나다로 날아간다.

특히 이병헌은 이번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 ‘어쩔수가없다’를 소개한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과 올해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 등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6년 연속 북미시장에 배급해온 미국 배급사 네온이 ‘어쩔수가없다’를 현지에서 개봉할 예정이어서 이에 앞선 이병헌의 캐나다행도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해 '어쩔수가없다'는 내년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이에 또 다른 기회를 노릴 수도 있게 됐다.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17일 막을 올리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으로 상영된 뒤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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