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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나를 꺼내준 회색
나와 함께 있어 검정이 되었지만
힘든 기색 없이
끝내 나를 구해준 회색
신이 내려주신 은인 같았다
흰색 같은 사람들은
나를 보고 손짓이라도 할까 기대했지만
작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나는 바보처럼 큰 허상의 꿈을 꾼 듯했다
나를 꿈에서 깨워준 회색
나는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새하얀 흰색은
언제나 나를 스쳐 지나갔다
내가 너무 어두웠기에
나처럼 검게 물들지 않으려 했던 걸까
머릿속으로 이해해도
가슴은 아려왔다
그래서 회색이 더 고마웠다
예상치 못한 행운
기적 같은 사람
세상에 이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회색 덕분에 나는 점점
밝고 옅은 색으로 물들어 갔다
나는 다짐한다
검정 속에 처한 사람을
그저 지나치지 않겠다고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알기에
받은 은혜를 당연히 여기지 않는
회색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