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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링크' 올라탄 삼성 갤럭시, 日 스마트폰 시장 흔든다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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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선호도가 뚜렷한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오랜 부진을 딛고 올 2분기 10% 점유율을 탈환했다. 2024년 2분기 7%에서 3%포인트 끌어올린 수치다. 플래그십부터 중저가 모델까지 인공지능(AI) 성능을 강조한 마케팅이 반등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일본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간다. 차별화 포인트는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7·플립7이 지원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 위성 데이터 서비스다.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8월 28일부터 일본 KDDI의 통신 브랜드 au가 세계 최초로 제공하는 'au 스타링크 다이렉트(Starlink Direct)’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일본 내 이동통신 음영지역에서도 위성을 통해 주요 앱에 접속할 수 있다.

초기 지원 앱은 구글 지도, 웨더뉴스, NERV 방재, YAMAP, 스마트뉴스, X 등 19개다. 삼성전자는 폴드7·플립7에 이어 더 많은 기기로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반면 일본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애플 아이폰은 au 스타링크 다이렉트 지원 단말에 포함되지 않았다.

KDDI는 2025년 7월 이 서비스 가입자가 이미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au 스타링크 다이렉트는 기존에 SMS 전송만을 지원해왔는데 이번 위성 데이터 서비스 상용화로 가입자 증가가 기대된다.

특히 일본 가수 '아노'가 플립7으로 au 스타링크 다이렉트를 쓰는 유튜브 광고 영상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 폴드7·플립7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au가 7월 17일 올린 이 영상은 9월 3일 현재 조회수 1787만회를 기록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연간 3200만대가 판매되는 세계 4위 시장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영역은 아이폰이, 보급형에선 중국 기업이 영향력을 높이면서 삼성전자는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일본 시장에서 반등과 스타링크 다이렉트 선제 지원에 큰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KDDI의 5G 상용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해 2020년 5G 기지국과 2021년 가상화 기지국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어 2023년에는 5G 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 회장은 KDDI 최고 경영진과 수시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일본 출장에서도 KDDI 측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au 스타링크 다이렉트와의 연결고리도 있다. 이 회장은 그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수차례 만남을 이어왔다. 그 결실로 삼성전자는 7월 말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했다. 머스크 CEO가 스페이스X 사업 확장에도 진심인 만큼 이 회장과 스타링크 서비스 협력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머스크는 2025년 스페이스X 매출이 155억달러(2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 중 상당 비중은 스타링크가 차지한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600만 명에 달하며 2023년(250만명)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2023년 스타링크 매출은 약 80억달러였다.

미국에서는 T-모바일이 10월 1일부터 스타링크의 위성 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 반등을 노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지원 사격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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