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 읽음
[리뷰] ‘나는 생존자다’ 부산 형제복지원→지존파 사건, 생존자들의 현재진행형 고통
싱글리스트
특히 한국 사회 고속 성장 그늘에 가려 희생된 개인의 삶과 윤리의식 부재가 빚어낸 사회적 참사에 집중한다. 기성 미디어를 통해 수차례 알려져 온 사건들을 선택했지만 전달 방식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사건을 재구성하기 보다 ‘생존자’로 명명된 피해자들이 직접 피해를 말한다. 생존자들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그만큼 이들이 겪어내야 했던 시간들이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나는 생존자다’는 우리가 이미 지나갔거나,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건들이 ‘종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국가배상 소송에서 사법적인 정의가 내려졌으나 여전히 가해자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 듣지 못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대표적인 예다. 3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생존자들의 삶은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폭력의 기억에 지배당하고 있다. 그릇된 시각으로 사건과 생존자들을 바라보는 사회 역시 이들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사건이 일어난 시점이나 형태가 다양하지만, JMS와 다른 사건들 사이에 채색도 전혀 다르다. 하나의 시리즈로 보기에는 에피소드가 고르지 못한 인상이다. 여기에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전 지식이 없는 외국인 시청자의 경우 이해가 힘들 수도 있다.
한편 ‘나는 생존자다’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총 8개 에피소드. 청소년 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