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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협회 만나 허리 숙인 정동영…취임 6일만에 "정부 대표로서 사과"
데일리안개성공단 닫은 보수정권 향해 "어리석은 정치"
정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을 만나 "정부 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은 과거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인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 장관은 "개성(공단)이 닫히면서 평화의 혈관이 닫혔고, 한반도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며 "개성에 기업인들이 가진 정보로 사업을 하러 가셨지만 평화도 만들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이 닫히고 피해 입은 대표들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며 "정부가 책임을 다 못한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정 장관은 "마음으로 위로를 드린다"며 "한 때 보람도 있었겠지만 너무 큰 피해를 입었고 물질·정신적 여러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아 있으실 텐데 이제 이재명 정부의 등장과 함께 다시 희망 만들기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개성 평화도시의 비전이 다시 펼쳐지는 날 한반도의 운명을 다시 달라질 것"이라며 "2004년 12월 개성공단을 열고 딱 20년 8개월이 됐다.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못난 정치 어리석은 정치"라고 보수 정권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브란트 전 독일 수상의 특별보좌역이자 정무장관으로서 동방정책을 설계한 에곤 바르 박사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독일·베트남에 이어 '한국형 통일모델'이 바로 개성이라고 했던 평가가 생생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인은 "북측 근로자가 당시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통일이 가능하냐'고 묻던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며 "사업을 넘어 민족의 일원으로서 사명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공단 재개가 쉽지 않은 길이지만, 회장님들 한 분 한 분이 민족경제의 프론티어(개척자)이자 주권 국민"이라며 "신발 끈을 다시 매고 새 희망을 만드는 데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은 2000년 현대아산과 아태평화위 간 북측의 공업지구 개발에 관한 합의로 시작돼 2003년 6월 첫 삽을 떴다. 정 장관은 2004∼2005년 노무현 정부 통일부 수장으로서 개성공단 사업을 이끌었다.
개성공단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연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 도발 등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2월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직전인 2015년 말 기준으로 입주기업은 125개, 근로자는 5만5000명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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