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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딸' SWOT 분석, 조정석의 흥행 파워 VS 강력한 웃음보다 울림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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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에서 가족으로 뭉친 배우 조정석과 이정은 최유리(왼쪽부터). 사진제공=NEW

좀비가 된 딸을 훈련시켜 감염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아빠가 있다.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로 변한 딸은 아빠와 가족의 사랑과 노력 덕분인지 훈련을 통해 좀비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계속되는 위기는 이 가족의 바람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배우 조정석이 좀비로 변한 딸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아빠 정환이 돼 관객을 찾아온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좀비딸'(제작 스튜디오N)은 올해 여름에 출격하는 한국영화 3편 가운데 두 번째 작품. 지난 23일 개봉한 안효섭·이민호 주연의 '전지적 독자 시점'에 이어 연중 최대 빅시즌으로 꼽히는 '7말8초'를 공략한다.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개봉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3시 현재 '좀비딸'은 예매율 40.3%, 예매관객 29만4696명으로 전체 1위다. 개봉 직후 '전지적 독자 시점'과 투톱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좀비딸'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를 SWOT 분석으로 살폈다.

● 강점 (Strength)...'여름 흥행 보증수표' 조정석

최근 한국영화들의 흥행 성과가 대체로 주춤하지만 그 어려움의 틈에서 단연 돋보이는 배우가 있다. 조정석이다. 특히 여름에 강한 배우로 꼽히는 그는 2019년 '엑시트'로 942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고, 지난해 여름에도 '파일럿'으로 471만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두 편 모두 강력한 코미디를 탑재하고 위기와 감동을 접목한 작품들. 이번 '좀비딸'도 그 흐름을 잇는다.

아빠 정환은 맹수 전문 사육사. 전 세계에 퍼진 좀비 바이러스에 딸 수아(최유리)가 감염되자, 사람들 눈을 피해 어머니 밤순(이정은)이 사는 외딴 바닷가 마을로 향한다. 감염자를 찾는데 혈안인 사람들 틈에서 수아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도 하고, 할머니의 효자손에도 반응하자 정환은 딸이 좀비가 아닌 것처럼 살아갈 수 있도록 극비 훈련에 돌입한다.

웹툰 '좀비가 되어 버린 나의 딸'이 원작인 영화는 수아를 지키려는 아빠 정환과 할머니 밤순의 분투, 정환이 고향에서 만난 두 친구 연화(조여정), 동배(윤경호) 사이에서 형성되는 긴장과 연대를 그린다. 그 중심에 조정석이 있다. 딸을 지키려고 모든 걸 내던진 아빠가 돼 위기와 긴장감이 팽배한 상황을 돌파해 간다.
조정석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아빠 정환으로 활약한다. 사진제공=NEW

● 약점 (Weakness)... 강력한 코미디 기대한다면?

'좀비딸'은 원작이 널리 알려진 만큼 작품의 분위기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2018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원작은 서로를 물어뜯는 기존 좀비물과 달리 좀비와 가족을 엮어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이를 뛰어넘는 가족애를 그려 호평받았다.

원작이 큰 흐름은 영화로도 이어진다. 초반 딸 수아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를 감추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훈련을 돌입한 맹수 사육사 출신의 정환과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선 자연스럽게 웃음이 터진다. 조정석에서 시작해 윤경호와 조여정, 이정은으로 이어지는 끈끈한 호흡이 따뜻한 휴먼 코미디의 경쟁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 조정석의 앞선 코미디 영화 '엑시트'나 '파일럿'과 비교하면 '좀비딸'은 조금 다른 위치에 있다. 어쩌지 못하는 비극에 놓인 가족의 모습을 통해 코미디보다 드라마에 더 집중한다.

맥스무비 리뷰에서도 '좀비딸'은 "코미디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드라마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가 짙어지는데 유쾌함과 뭉클함을 동시에 끌어내는 조정석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포테이토 지수 82%

를 기록했다.

('좀비딸' 리뷰 확인하기, 클릭!)

본격 코미디를 예상했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드라마의 힘은 강하다.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면 어려움은 돌파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남녀노소, 전 연령대의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경쟁력

이다. 결말부에 따뜻한 울림까지 주면서 동시기 상영작 가운데 가족 영화에 가장 어울린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딸 수아 역의 최유리. 영화 '외계인' 시리즈와 '검은 수녀들'에서 활약한 10대 연기자다. 사진제공=NEW

● 기회 (Opportunity)...매력적인 배우들이 만드는 캐릭터 앙상블

'좀비딸'의 배우들은 따로, 또 같이, 특별한 인연을 맺은 동료들이다. 극 중 고향 친구 사이인 조정석과 윤경호, 조여정은 실제로도 1990년생 동갑 친구들이다. 이번 영화에 함께 출연하기 전에도 각별한 인연으로 친분을 나눴다.

조정석과 조여정은 2005년 뮤지컬 '그리스' 무대에 함께 오른 사이다. 당시 조정석은 드라마나 영화 출연보다 주로 뮤지컬에 참여하던 신인이었다. 상대적으로 시트콤 등으로 인지도를 쌓은 조여정은 조정석과 '그리스'에서 처음 만난 뒤 이후 다른 작품에서도 다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바랐다. 하지만 재회는 쉽게 이뤄지지 않다가 이번 '좀비딸'을 통해 20년 만에 성사됐다.

조정석과 윤경호는 1980년생 남자 배우들로 이뤄진 사모임 '팔공산'의 멤버다. '좀비딸' 출연 이전부터 친분을 나눈 편안한 사이로, 서로를 잘 아는 믿음은 영화를 통해서도 아낌없이 표현된다. 이정은과 조여정의 관계도 특별하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성공을 함께 일군 배우들로 이번 영화를 통해 6년 만에 재회했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서로를 얼마나 아끼고 챙기는지는 그 작품에 고스란히 스며든다.

'좀비딸'에서 확인되는 캐릭터들의 절묘한 앙상블이 가능한 이유다. 조정석부터 이정은까지 4명의 배우들은 촬영 내내, 촬영이 끝나고도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는 자리를 통해 서로를 챙기고 있다. 
'좀비딸'에서 정환의 고향 친구인 동배와 연화를 연기한 배우 윤경호(위)와 조여정. 사진제공=NEW

● 위기(Threat)...'대박' 없는 극장가

'좀비딸'이 극장가의 흥행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까. 어깨가 무겁다.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은 지난 4월16일 개봉한 '야당'으로 누적 337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파묘'와 '범죄도시4'까지 연이어 1000만 흥행작이 탄생한 상황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

기대 속에 개봉한 할리우드 대작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톰 크루즈의 인기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지난 5월17일 개봉해 339만명 동원에 머물렀고, 이달 2일 개봉한 '쥐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역시 217만명에 그치고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오르 내리는 브래드 피트의 'F1 더 무비' 역시 화제성에 비해 지난달 25일 개봉해 28일까지 모은 누적 관객은 245만7503명에 불과하다.

일단 '좀비딸'의 1차 목표는 손익분기점 도달이다. 제작비 11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좀비딸'의 극장 관객 동원을 통한 손익분기점은 220만명이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일단 개봉일부터 '호재'가 있다. 30일은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에 적용되는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극장 관람료가 할인된다. 이에 더해 최근 정부가 배포한 6000원 영화관 입장권 할인쿠폰 적용도 중복해 받을 수 있다.

관람료 할인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가족 단위 관객이 함께 보는 영화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좀비딸'을 연출한 필감성 감독은 "사춘기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워작의 스토리는 더 와닿는 슬픈 이야기였다"며 "오랜만에 가족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무해한 영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정석 역시 실제 딸을 둔 아빠의 입장에서 이번 역할에 더 몰입했다면서 "딸을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내 안에서 끓어오르는 어떤 감정을 느꼈다"고 각별한 마음을 밝혔다.
영화에서 정환과 수아 가족의 반려묘 애용이.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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