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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집을 만들어줬는데 사라졌어요 ㅠㅠ
천둥번개에 비가 쏟아진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아직 다 마르지도 않은 풀위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 쉬고있는 길고양이를 만났어요.

그 모습이 계속 신경이 쓰여서

페이스북에서 스티로폼박스로 길고양이집만들기 영상을 보고 만들어봤어요

너무 허접했지만 추운 바람만은 막겠지,

차가운 바닥기운은 덜 하겠지,

뿌듯한 기분으로 한적한 곳에.

사람들 눈에 띄지않는 곳으로 장소를 정하고

조심성많은 고양이가 낯설어할까봐 먹이도 같이 뒀는데 하루사이에 없어졌네요.

편지까지 붙여뒀는데..

겨울추위만 피하자고,

추위지나가면 제가 수거하겠다고 크게 적어뒀는데.

채 하루도 안되서 사라졌어요

내 손 넣어서 진짜 따뜻한가 확인하고 바람이 들어오는곳 없나

확인하고 보완하고 며칠을 고심하고 고민하고 놔뒀는데 보란듯이 하루만에 사라졌어요

더 만들려고 박스 주워놨는데 속상하네요

젖은 풀위에 웅크리고 누워있던 그 고양이가 제가 만든

허접한 박스안에서 잠시나마 따뜻함을 느낄수 있을꺼라고 상상했는데 행복한 상상에 불과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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