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가을야구 희망…불펜서 뜨는 ‘강속구’ 홍민기 | 스포츠

25.07.20 1,666 읽음

롯데의 가을야구 희망…불펜서 뜨는 ‘강속구’ 홍민기

포모스

전반기 3위로 마감한 롯데 자이언츠를 향한 후반기 전망은 썩 밝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롯데의 최대 약점으로 불펜 과부하를 꼽았다. 선발진이 약한 만큼 전반기에 불펜 총력전을 펼쳤고, 이는 시즌 후반 피로 누적을 불러올 것이라 봤다.

하지만 롯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새로운 카드를 꺼냈다. 24세 우완 홍민기가 후반기 불펜으로 전격 합류하며 팀의 판도를 바꿨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8일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던 홍민기는 후반기부터 보직을 필승조로 바꿨다. 당시에도 선발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는 “어떤 보직이든 팀에 보탬이 되겠다”며 불펜행을 자처했다.

그의 선택은 팀에 힘이 되고 있다. 18일과 19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모두 등판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특히 19일, 3-1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 등판한 그는 박해민, 신민재, 문성주, 김현수, 문보경으로 이어지는 LG의 강력한 좌타 라인을 상대로 1⅓이닝을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덕분에 팀은 6-1로 승리했고, 홍민기는 후반기 첫 홀드를 챙겼다.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1.21. WHIP 0.81, 피안타율 0.171로 리그 최정상급 불펜으로 평가받는다.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만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으며, 특히 시속 150㎞ 중반대의 직구는 위력적이다. 볼넷은 22⅓이닝 동안 5개, 삼진은 30개를 기록 중이다.

홍민기의 슬라이더는 두 종류다. 스위퍼와 비슷한 느린 슬라이더와, 커터처럼 빠르게 날카로운 슬라이더다. 느린 슬라이더의 움직임은 투구 추적 시스템이 커브로 인식할 정도로 독특하다. 빠른 직구와 두 가지 슬라이더의 조합에 더해 홍민기의 안정된 제구력은 상대 타자들을 압도한다.

19일 LG전에서 그는 총 25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 중 볼은 4개에 불과했다. 공격적인 피칭이 돋보인 경기였다. 홈런 허용이 한 차례도 없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프로 5년 차인 홍민기는 2020년 입단 이후 올해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체인지업과 커브 등 새로운 구종을 익히며 언젠가는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 전까지는 롯데 불펜의 핵심으로서 가을야구를 향한 팀의 꿈을 지킬 계획이다.

홍민기의 합류로 숨통이 트인 롯데 불펜. 후반기 반등의 중심엔 그가 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