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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최신 드론 리포트] 하늘과 지하를 잇는 감시망: 다목적 하이브리드 드론의 가능성
BEMIL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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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티칸의 루스터 드론(https://robotican.net/)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교수 김형석

정보의 우위가 곧 전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시대다. 특히 현대전은 도심과 산악, 지하와 고층, 개활지와 밀폐공간이 혼재된 다차원 전장(Multi-domain Battlefield)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환경에서 병력이나 기존의 감시 장비가 가진 물리적·기술적 한계는 분명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목받는 것이, 공중 비행과 지상 주행이 동시에 가능한 하이브리드 드론, 그리고 이를 통한 자율적 감시·통신 네트워크 구축 개념이다.

이스라엘 방산업체 로보티칸(Robotican)이 개발한 ‘루스터(Rooster)’는 그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드론은 단순한 정찰 장비를 넘어, 스스로 전장 내 통신망을 확장하는 능동형 감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복잡한 환경에서도 끊김이 없는 정보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술은 단순한 기계의 문제가 아닌, ‘작전 개념의 혁신’을 의미한다.

루스터(Rooster)는 이스라엘의 로보티칸(Robotican)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드론이다. 1.6kg의 소형 기체에 보호 케이지를 탑재하여, 비행(Flying)과 지상 구르기(Rolling)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이 드론은 기존의 드론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하 공간, 건물 내부, 밀집 구조물 내 작전을 위해 설계되었다.

로보티칸에 따르면, 루스터는 현재 미국 마약단속국(DEA), 이스라엘 방위군(IDF), 그리고 스페인군 훈련용으로 채택되었으며, 유럽 특수작전부대에도 실전 배치되어 있다. 특히 2024년 7월에는 NATO 물자번호(NSN)를 부여받아, 연합군 표준 장비로 등록되었다.

로보티칸은 직원 약 50명 중 37명이 엔지니어 및 컴퓨터 과학 전공자로 구성된 고기술 민간 기업으로, 디지털 트윈 기반 자율성 검증, 하드웨어-인더-루프(HIL) 통합 시뮬레이션, 전력화 지원까지 완전한 내부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루스터(Rooster)는 감시, 통신, 생존성, 자율성을 고려한 고성능 전술 하이브리드 플랫폼으로, 다음과 같은 기술적 특성과 운용 개념을 갖는다.

▷ 하이브리드 이동 시스템

 비행시간: 약 12분

 지상 주행 시간: 약 30분

 정지 감시 모드: 4시간 이상

 기체를 둘러싼 보호 케이지는 충돌 방지 역할 외에도 회전이 가능한 바퀴 기능을 수행하며, 지상 주행 시 로터의 추진력을 활용해 이동력을 생성한다.

▷ 통합 센서 및 AI 객체 인식

 탑재 센서: 130° 수평/90° 수직 시야각의 카메라, 2,200루멘 밝기의 가시광 조명기 2기, 적외선 조명기 2기

 AI 기반 객체 인식: 무기, 인물, 부비트랩 등 위협 요소 자동 식별 및 실시간 탐지

 페이로드 슬롯: 최대 300g 탑재 가능(예: 산소 센서(OS-91), 방사선 센서(RS-X5), 열화상 카메라(TC-54), 특수 탄두(특수부대용 자폭형) 등)

▷ 통신 및 메시 네트워크 기능

 통신 링크: 2.1~2.5GHz 주파수 대역의 DTC 기반 링크 (128비트 암호화 지원)

 메시 통신 운용:

- 제1 기체가 터널 입구 탐색 및 진입

- 통신 약화 시 착륙 및 중계 노드 전환

- 제2 기체가 그보다 깊이 투입

- 제3 기체가 전진하며 네트워크 확장

 GCS(지상 통제소): 최대 3대 드론 화면을 실시간 동시 모니터링 가능, 클릭으로 개별 제어 전환

▷ 전술 운용 구성 및 실시간 송신

 전술형 운용 키트: 총 중량 8.4kg,

- 분리형 드론 2기 + 즉시 발사형 드론 1기 + 지상통제소(GCS)를 전용 배낭에 통합 수납

 영상 전송 기능: LiveU 시스템을 통해 상위 지휘소로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가능

- 통신 방식: 셀룰러 또는 위성(SATCOM) 연계

특히 루스터는 지하 작전 시 메시 네트워크(mesh network)를 형성할 수 있다. 첫 번째 드론이 탐색 임무를 수행하다 통신이 약해지면, 두 번째 드론이 그 신호를 이어받아 더 깊숙이 전진하고, 이후 세 번째 드론이 다시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구조이다. 이를 통해 지형이나 구조물로 인한 통신 두절 문제를 극복할 수 있으며, 지휘소에서는 실시간으로 다각도의 영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루스터 드론 운용

[루스터의 주요 제원 및 특성]
대한민국은 산악, 도심, 해안, 지하시설이 복합된 지형을 가진 국가로, 작전 환경이 매우 다양하다. 특히 북한의 지하갱도, 땅굴, 도심 침투형 특수전 전력은 일반 드론이나 병력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루스터와 같은 하이브리드 드론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유용하다.

 산악지형에서는 전파 도달이 제한되며, 기동로 확보가 어렵다. 루스터와 같은 지형 독립형 자율 통신 드론이 유효하다.

 도시 환경은 고층과 지하, 실내 복합 구조로 전투가 전개된다. 전투 전 병력 진입 전 선제 정찰을 위한 정밀 드론이 요구된다.

 화생방 상황에서의 감지용 페이로드와 비상 구조 작전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 또한, 한국형 C4I 체계와 연동 시 전술 데이터 확보 및 병력 생존성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루스터는 단순히 기술 수입의 대상이 아니라, 한국군 운용환경을 반영한 차세대 무인 정찰 플랫폼 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루스터 드론의 개념은 단순한 무인기 운용이 아니라, 자율적 감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전술 감시 플랫폼으로의 발전을 의미한다. 다양한 지형에 적응하고, 통신망을 확장하며, 정찰·탐지·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이 시스템은 현대전장에서 필요한 드론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한국군은 복잡하고 다층적인 작전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장비 도입이 아니라, 그 장비가 구현하고자 하는 작전 개념과 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이다. 루스터가 제시한 기술 구조와 운용 방식은 한국형 다목적 하이브리드 드론 개발의 핵심 방향이 될 수 있으며, 지하 및 도심 작전에서의 혁신적 전력 증강의 기반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끊긴 통신을 연결하고, 전장을 입체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새로운 전술 환경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참고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6TQZZ6Y3w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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