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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집유 중 약물운전’… TYM, 김식 부사장 오너리스크에 흔들리는 앞날


‘농기계의 테슬라’라 불리며 농기계 전문 중견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던 TYM이 잇단 오너리스크로 흔들리고 있다. 가뜩이나 실적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미래를 이끌어야 할 ‘후계자’가 불미스런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했을 때, TYM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 실적 개선·승계 마무리 시급한데… 김식 부사장 잇단 불미스런 행보
TYM, 옛 동양물산기업은 1960년 설립된 국내 농기계 업계 대표주자 중 하나다. 벽산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인득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회용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현재는 벽산그룹으로부터 분리한 상태다. ‘농기계의 테슬라’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위상이 높고, 2022년엔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TYM은 연일 뒤숭숭한 모습이다.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져온 오너일가 3세 김식 부사장이 잇따라 불미스런 사건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김식 부사장은 2023년 2월 마약을 구입 및 투약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기소됐다. 이후 재판에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바 있다. 중견기업 후계자의 이러한 ‘마약 사건’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상당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식 부사장은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연이어 두 차례 교통사고를 냈다. 첫 번째 사고 땐 경찰의 간이시약 검사에 불응했다가 두 번째 사고 이후 체포돼 간이시약 검사를 실시했는데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에 지난해 11월 ‘약물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검찰은 지난 4월 불구속 기소했다. 이어 지난달 말부터는 재판이 본격 시작됐다.
마약 범죄에 따른 집행유예 기간 중 ‘약물운전’ 사고를 일으켜 또 다시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일련의 과정에서 김식 부사장은 줄곧 씁쓸한 발걸음을 남겨왔다. 먼저, 김식 부사장의 마약 혐의가 알려진 건 TYM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때였다. 잔칫날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마약 재판에서 김식 부사장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가 곧장 TYM 사외이사로 선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김식 부사장이 과거 회사 임원실에서 난동을 벌이며 집기를 파손해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식 부사장은 마약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았음에도 이후 2024년 1월 부친 김회용 회장이 보유 중이던 TYM 지분을 모두 증여받아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또한 마약 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도 얼마 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자숙 행보나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함께 후계구도를 형성해왔던 형 김태식 전 부사장과 누나 김소원 전무보다 한 발 앞서나갔던 것이다.
이처럼 후계구도에서 입지를 다져온 김식 부사장이 마약 파문에 이어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다시 재판을 받는 상황에 놓이면서 TYM은 미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TYM은 2022년 1조1,66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매출액이 2023년 8,364억원에 이어 지난해 7,887억원으로 거듭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2022년 1,22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23년 764억원에 이어 지난해 160억원으로 급감했다. 실적 개선이 필요할 뿐 아니라 미국 수출 비중이 큰 만큼 ‘관세 변수’ 등에 따른 기민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김식 부사장의 잇단 불미스런 행보는 TYM에 커다란 ‘오너리스크’를 안겨주고 있다.
김식 부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앞선 집행유예형에 따라 실형을 면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형량 여부를 떠나 후계자로서 행보를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회용 회장이 여든을 넘겨 후계가 시급한 만큼, 이 역시 중대 오너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