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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괜찮다, 그럴 수도 있다” 최정원이 오히려 최지민을 위로했다…특별했던 10분, 야구 이전에 사람이다[MD창원]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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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NC 다이노스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진짜 괜찮다. 그럴 수도 있다.”

피해자가 오히려 헤드샷을 날린 투수를 위로했다. 그 투수의 진심을 알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와 최지민(22)은 진심으로 NC 다이노스와 최정원(25)에게 사과했고, NC와 최정원은 오히려 KIA와 최지민을 위로하고 고마워했다.
최정원/NC 다이노스
야구판도 사람 사는 곳이다. 아무리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피도 눈물도 없는 무대라고 하지만, 그 무대의 주인공들은 선수들과 팬들이다. 그리고 그들 역시 사람이다. 잘못한 사람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사람은 그런 마음을 헤아리면 된다.

최지민은 14일 창원 NC전서 7-2로 앞선 7회말 2사 1,2루서 몸쪽 145km 포심을 구사하다 최정원의 헬멧을 강타했다. 최정원은 그대로 쓰러졌고, 마산 청아병원으로 이동해 검진한 결과 단순 뇌진탕 판정을 받았다. 최정원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주위의 만류에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며 경기 출전을 준비했다. 물론 이호준 감독은 최정원을 쉬게 했다.

KIA 이범호 감독과 손승락 수석코치는 경기 직후 1루 감독실에 찾아가 이호준 감독에게 사과했다. 오히려 놀란 이호준 감독이 더 고마워했다. 그리고 최지민의 심정까지 헤아렸다. 지도자들끼리는 이렇게 사과가 마무리됐고, 선수들끼리도 따로 사과와 위로를 주고받는 시간이 있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최지민은 이미 14일 경기를 마치고 최정원에게 전화를 걸어 진심으로 사과했다. 최정원이 병원 응급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귀가하면서 통과가 성사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최지민이 구단 관계자에게 최정원에게 더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최지민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최정원을 조용히 찾아가 다시 한번 사과했다. 유선상의 사과와 직접 만나서 하는 사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다.

두 사람은 창원NC파크 1층 로비에서 약 10분간 대화했다. 이 자리에서 최지민이 다시 한번 사과했고, 최정원은 오히려 최지민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최정원은 “난 진짜 괜찮다. 야구하면서 그럴 수도 있다”라고 했다. 최지민에게 앞으로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말라고 격려했다.
최지민/KIA 타이거즈
최지민도 15일 경기에는 아예 불펜 대기조차 하지 않았다. 16일까지 이틀간 푹 쉬고 다음 일정을 준비한다. 이범호 감독은 최지민에게 당분간 오른손타자 위주로 상대하게 한 뒤 상황을 보면서 다시 왼손타자도 상대하게 할 계획이다. 최지민의 멘탈 회복에도 신경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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