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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사고 여파… 버거·외식업계 ‘빵 수급난’ 확산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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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시화공장 사고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주요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빵류’ 수급난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신제품 출시를 연기하는가 하면 빵 대체가 어려운 브랜드의 경우 일부 가맹점의 영업을 중단하는 등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직원 사망 사고 발생 2주 만인 6월 2일 경기 시흥 소재 시화공장의 일부 라인을 재가동했다. 하지만 햄버거 빵(번)을 생산하던 라인은 여전히 멈춰 있는 상태다.

양산빵 대부분이 SPC삼립에서 생산되는 만큼 외식 브랜드들은 수급 불안은 현실로 다가왔다. 버거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SPC삼립 단일 공장에 의존해 번을 납품받고 있어 사실상 대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롯데리아 일부 매장에서는 ‘리아불고기’와 ‘리아새우’ 등 주요 메뉴가 품절됐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는 번 공급량이 10~15% 줄어들면서 직영점 5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신세계푸드는 일부 물량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추가 납품처 확보도 검토 중이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식전빵 메뉴인 ‘부시맨 브레드’ 공급이 끊기자 같은 SPC삼립 제품인 ‘브라운 브레드’로 대체하거나 통감자·감자튀김 등 사이드 메뉴로 바꿔 제공하고 있다.

버거킹은 매장별로 일부 메뉴가 하루 1~2시간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으며 6월 출시 예정이던 신제품 ‘오리지널스’는 출시를 연기한 상태다. 본사는 매장별 햄버거 번 수급 상황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세븐일레븐은 KBO빵을 포함한 SPC삼립 제품의 40%쯤이 발주 중단된 상태다. GS25는 SPC 외에도 중소 협력사와 협업해 베이커리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계는 공장 정상화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공급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FC는 주력 제품이 치킨 중심이어서 상대적으로 영향은 적지만 추가 공급처 확보를 검토 중이다. 현재 매장 간 유통 조정, 공급 일정 조율 등 다양한 대응책을 병행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재료 부족을 넘어 외식 브랜드 전반의 공급 체계를 되돌아보게 만든 계기”라며 “일부 브랜드는 향후를 대비해 제조설비 확충이나 물류 시스템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SPC는 앞서 여러 차례 인명 사고로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은 바 있으며 그 여파가 유통 현장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반복되는 공급망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식자재 유통 안정화, 제조시설 안전 확보, 대체 공급처 네트워크 강화 등이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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