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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폭탄 예고에 삼성전자 ‘비상’… Z폴드7, 직격탄 불가피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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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 인해 고민이 깊어진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스마트폰에 최소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이로 인해 곧 출시될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Z폴드7’과 ‘갤럭시Z플립7’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차질과 함께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월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애플은 물론 삼성과 같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도 관세 대상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SNS를 통해서도 “다음달 말부터 수입 스마트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7월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 Z폴드7·Z플립7을 공개할 예정인데, 이들 제품은 모두 해외에서 생산된다. 관세 정책이 강행될 경우 최대 40%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갤럭시 이용자는 애플보다 브랜드 충성도가 낮고 가격 민감도가 높은 만큼, 가격 인상이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59.7%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1.3%로 2위다. 프리미엄폰에서 가격 저항이 발생할 경우, 애플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대응책으로 미국 내 공장 증설, 또는 인도·브라질 등 관세 회피가 가능한 지역으로 생산·수출 물량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신규 공장 증설은 고정비가 높고 단기 가동이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인도산 수출 확대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삼성은 현재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베트남에서, 30%가량을 인도에서 만든다. 그 외에도 한국(구미),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등에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출하량 중 인도산 비중은 26%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중저가 모델의 경우 상황이 복잡하다. 일부 모델은 중국 제조사에 외주를 맡기고 있어, 향후 미·중 갈등이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추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도 여파가 예상된다. 관세 인상분이 글로벌 가격에 반영되면 국내 소비자 역시 고가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샤오미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에 점유율 일부를 내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애플과 달리 브랜드 프리미엄이 다소 약해 가격 인상의 여파가 클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거점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망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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