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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아ㅡ굿윌헌팅


늦은 밤 쭈그려 앉아

자수를 놓는 주황빛 실루엣

3분에 한 번 갈색 뿔테 안경을

새끼손가락으로 밀어 올려요

침대에 누워 그대를 바라보며

문득 깨달았죠

난 지금 내 우주를 채울

별을 보고 있다고

사랑하는 그대와 평범한 하루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며

미어지게 그리워할 시간

그 하루가 아닐까요?

강아지도 놀랄 만큼 큰

자기 방귀 소리에

새벽 잠을 깨던 그대

아침에 일어나면 꼭

마른 입을 다물고

모닝 뽀뽀하던 그대

내 우주를 채운 별들은

결국 우리의 별 것 아닌

웃음 담긴 순간이었어요

그렇지 않을까요?

돌아보아요

누구와의 시간이든

당신의 기억 속 그 사람

그 땐 눈살 찌푸렸을지도 모를

그 사람의 특이함, 독특함

그 기억의 필름이 먼저

꺼내질 거예요

함께 기억할 수도

홀로 기억할 수도 있는

내 우주를 채워준 그대

지금 당신 곁에 있나요?

죽음 뒤엔 이별뿐인 우리 인생

수많은 낙엽 중 포개진 두 낙엽처럼

바늘구멍 지나 연이 닿았던 우리 삶

사무치게 그립네요

한순간도 잊히기 싫어

매 순간 가슴에 새겼어요

그대의 방귀 소리

다시 한 번만 들을 수 있다면

돌아보아요

누구와의 시간이든

당신의 기억 속 그 사람

그 땐 눈살 찌푸렸을지도 모를

그 사람의 특이함, 독특함

그 기억의 필름이 먼저

꺼내질 거예요

함께 기억할 수도

홀로 기억할 수도 있는

내 우주를 채워준 그대

지금 당신 곁에 있나요?

세상이 끝나는 날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서

마지막 포옹으로 남는다는 걸

믿나요?

내 우주를 채워 준 그대

그대의 마지막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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