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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00마리도 없는데… 사상 처음으로 사진 찍힌 '희귀 동물' 정체


우펨바 리추에는 2005년 처음 정식으로 보고됐지만, 지금까지 사진으로 기록된 적은 없었다. 이번 관측은 50년 만에 이뤄진 첫 항공 조사 중 하나로, 멸종위기종 보호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약 2만 2000마리에 달했던 우펨바 리추에는 현재 100마리 이하로 급감한 상태다.
연구를 이끈 마누엘 베버는 "사진은 항공 조사 마지막 날 촬영됐다"며 "우펨바 리추에는 다리에 줄무늬가 없고, 어깨에 어두운 반점도 없어 다른 아프리카 영양과 외형적으로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펨바 리추에가 발견된 지역을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라 언급하면서도, 보존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고 경고했다. 인구 증가, 사냥, 어업 등 인간 활동이 서식지를 계속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펨바 리추에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우펨바 저지대, 정확히는 카말론도 분지라는 독특한 습지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영양의 일종이다. 이 지역은 4478㎢의 넓은 면적을 자랑하지만, 그중 42%만이 우펨바 국립공원으로 보호받고 있다. 나머지 지역은 농지와 주거지로 바뀌며, 동물들의 터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우펨바 리추에는 물영양속에 속하며, 물 근처의 풀이 무성한 범람원이나 습지에서 살아간다. 생김새는 보통의 영양과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특징이 있다. 몸길이는 약 90~100cm, 어깨높이는 35~39cm 정도로, 무게는 70~120kg에 이른다. 수컷은 긴 뿔을 가지고 있지만, 암컷은 뿔이 없다. 이들의 털은 붉은 갈색을 띠며, 특히 목과 배 부분에 흰색 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다리에는 줄무늬가 없어 다른 영양 종과 구분된다. 겉모습이 리추에, 특히 검은 리추에와 매우 비슷해 과거에는 같은 종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2005년에야 1926년과 1947~1948년에 수집된 35개의 박물관 표본을 분석해 독립된 종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여전히 우펨바 리추에를 리추에의 아종(Kobus leche anselli)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우펨바 리추에의 주요 먹이는 습지에서 자라는 부드러운 풀과 수생 식물이다. 이들은 물속에서 풀을 뜯거나, 얕은 물에 들어가 식물을 먹는다. 물이 풍부한 환경은 먹이뿐 아니라 포식자로부터 숨는 데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들이 의존하는 습지 생태계는 점점 위협받고 있다.

이 종의 생존은 우펨바 저지대의 습지 보존과 직결된다. 이 지역은 다른 대형 포유류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우펨바 리추에를 리추에의 아종으로 분류하며, ‘위급’ 등급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후 독립된 종으로 구분하더라도 멸종위기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 동물을 보호하려면 보호구역 확대, 밀렵 방지 대책, 습지 생태계 복원 등 다각적인 노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