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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연천 사과 요리 전문점→부부의 빵집


8년 전 오래된 주택을 매입해 집 안에 서점과 빵집을 운영하는 부부가 있다. 한때 서울에서 목회자와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던 부부는 결혼 전부터 꿈꿔왔던 평화로운 시골살이를 이루기 위해 연천으로 귀촌했다. 누릴 것 많은 도심을 벗어나 최소한만 취하는 삶을 살아보고자, 부부는 집 담장을 허물어 누구든 찾아올 수 있게 하고, 집 거실은 빵집으로, 방 한 칸은 작은 서점으로 꾸몄다. 빵은 하루 50개만 굽고, 부부가 좋아하는 책들을 딱 한 권씩만 진열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집이다. 그곳에서 한 달에 딱 100만 원만 벌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부부의 행복 일지를 엿본다.

18살에 사물놀이를 배우다가 현악기 제조에 발을 들이게 된 이명식 악기장. 처음엔 공장에서 단순 제작 업무만 했으나, 점점 그 매력에 빠져 스승님을 만나 한눈팔지 않고 달려온 세월이 30년이다. 그중 15년은 부속품 만드는 것만 배울 정도로 인내심 없인 불가능한 시간을 보냈다. 가야금 하나 완성하는 데 길게는 8년 소요된다. 그렇게 완성한 몸값은 천만 원대를 오간단다. 여전히 최고의 소리를 찾고 있다는 이명식 악기장의 남다른 열정을 만나본다.

한때 연 매출 400억 원 규모의 회사를 운영할 만큼 잘 나갔으나 회사를 잘못 인수해 부도를 맞고, 그 충격으로 두문불출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욕심 없이 하고 싶은 일 하며 설렁설렁 살자’는 마음에 취미로 시작한 닭 키우기. 그 닭이 이젠, 우스갯소리로 ‘자식보다 더 귀하고, 손주보단 덜 귀한 존재’가 됐다. 올해로 13년 된 김성중 씨의 양계장 이야기다. 찢어지게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자란 탓에 절대 농사꾼은 되지 않겠다던 다짐과 달리, 김성중 씨는 닭 키우는 농부로서의 삶이 행복하단다. 그 모습을 보고 유학길도 포기하고 합류한 아들 태현 씨까지, 요즘엔 두 부자가 닭과 사랑에 빠졌다. 두 남자의 행복한 유정란 농장을 찾았다.
50여 년째 한탄강에서 고기를 낚는 베테랑 어부, 신용선 씨를 만났다. 그에게 한탄강은 삶 그 자체다. 스물일곱 되던 해, 강에 휩쓸려 온 불발탄이 터지며 오른팔을 잃었지만, 그날 이후로도 강을 떠날 수 없었다는 용선 씨. 한 팔로도 고기는 잡겠지, 라는 심정으로 강으로 나갔고, 그 뚝심 덕에 아내도 만나 결혼하고 자식들도 건사했다. 강이 내어주는 만큼 고기를 잡아다 가장 싱싱할 때 얼큰하게 끓여내는 그의 매운탕이 유독 깊은 맛이 나는 건 용선 씨의 희로애락이 녹아들어서는 아닐지. 고된 시절 다 이겨내고 이젠 강물처럼 잔잔하고 평온한 신용선 어부의 인생을 만나본다.
풍파 이겨내고 찾은 고요한 일상, 그 속에 단단히 뿌리내린 삶의 아름다움은, 5월 10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319화 굽이굽이 아름답다 – 경기도 연천군] 편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