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읽음
#문화 #용어 #의미
🌹긴가,민가🌹

#문화 #용어 #의미
🌹긴가,민가🌹
"긴가" 와 "민가" 는
성(姓)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긴가 민가"
‘긴가민가’는 단어인가 아닌가?
이에 대한 답은 ‘긴가민가’를 이용한
문장을 들어보면 쉽게 판명이 납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그것이 긴가민가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한 말이
긴가민가한 게 잘 못 믿겠다” 등에서 보듯
‘긴가민가’는 독립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하다’와 결합한 ‘긴가민가하다’ 의
구성 요소로만 쓰인다.
따라서 ‘긴가민가’는
‘긴가민가하다’의 어근(語根)에 불과하여
단어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근 ‘긴가민가’는 어디서 온 말일까요?
어떤 사람들은
‘긴’이라는 성의 ‘긴가’와 ‘민’이라는 성의
‘민가’가 결합된 어형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긴가민가’를 ‘긴가인지 민가인지
잘 모르는 상황’ 정도로 해석하려 합니다.
그러나 ‘민가’는 있어도 ‘긴가’는 없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설명은 전혀 믿을 만한 것이 못됩니다.
‘긴가민가’는 ‘기연가미연가’에서
온 말이 분명합니다.
‘기연가미연가’는
‘기연가’와 ‘미연가’로 분석됩니다.
‘기연가’는 ‘其然(기연)’이라는 한자어에
의문형 어미 ‘-ㄴ가’가,
‘미연가’는 ‘未然(미연)’이라는 한자어에
의문형 어미 ‘-ㄴ가’가 결합된 어형입니다.
그러므로 ‘기연가미연가’의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그러한가, 그렇지 않은가’입니다.
그런데 ‘긴가민가’의 기원형 ‘기연가미연가’는
하나의 문장으로 쓰이지 않고 부사로 쓰입니다.
이에 따라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분명하지 않은 모양’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설명을 듣고 나서도 그는
기연가미연가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눈치였다”,
“아무리 어둠 속이라도 칼 쓰시는 게
범상치 않아 기연가미연가 의심을 했습니다”
등에 보이는 ‘기연가미연가’가
바로 부사로 쓰인 예입니다.
형용사로 만든 것이 ‘기연가미연가하다’입니다.
“나는 그의 말이 기연가미연가했지만,
금옥몽 믿기로 했다”에 보이는
‘기연가미연가하다’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니까 앞서 제시한 ‘긴가민가하다’는
이 ‘기연가미연가하다’에서
축약된 어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긴가민가하다’는 "조선말큰사전"
(1947)은 물론이고 그 뒤에 나온
일부 큰 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습니다.
이들 사전에는 ‘기연가미연가하다’와
‘기연미연하다’만 실려 있습니다.
이로 보면 ‘기연가미연가하다’가 ‘긴가민가하다’로
축약된 것은 최근의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사 ‘기연가미연가’는
‘기연미연(其然未然)’으로 축약되어
또 다른 부사를 만들기도 합니다.
‘기연미연’은 ‘기연가미연가’에서
의문형 어미 ‘-ㄴ가’가 모두 생략된 어형입니다.
“기세등등하던 그 일당도 점점 그 기세가 꺾여서
기연미연 없어져버렸다”에 쓰인 ‘기연미연’이
바로 그와 같은 것입니다.
‘기연미연’은 축약되기 전의 ‘기연가미연가’와
그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연가미연가’에 ‘-하다’를 붙여
형용사를 만들듯이, 축약형 ‘기연미연’에
‘-하다’를 붙여 형용사를 만듭니다.
‘기연미연하다’ 가 바로 그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정확한 것인지
기연미연해서 말을 꺼내지 않았다”에서 보듯
‘기연미연하다’가 ‘기연가미연가하다’와
같은 의미 기능을 보입니다..
-펌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