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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투펭귄②] 남극에서 가장 날렵한 사냥꾼
시사위크
젠투펭귄은 사실 남극에서 가장 숫자가 적은 펭귄종 중 하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남극 내 서식하는 젠투펭귄 개체수는 38만7,000쌍으로 약 77만4,000여마리다. 턱끈펭귄 400만쌍(800만마리), 아델리펭귄 237만쌍(약 500만마리)과 비교하면 현저히 개체수가 적다.
이처럼 개체수가 적은 젠투펭귄이 남극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킹조지섬이다. 그중에서도 ‘남극특별보호구역(ASPA) No. 171 나레브스키 포인트’, 일명 ‘펭귄마을’에는 약 3,000쌍의 젠투펭귄이 살고 있다.

‘펭귄마을’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에서 젠투펭귄들은 무리를 지어 번식한다. 남극의 봄인 9월~10월부터 펭귄마을을 찾아 곳곳에 ‘콜로니(군락)’를 형성한다. 각 둥지는 수컷이 자갈과 조약돌을 쌓아 만든다. 둥지가 마음에 든 암컷은 수컷과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보통 10~11월 사이에 알 2개를 낳는다. 부화까지는 약 35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들의 몸은 하얀 솜털로 덮여있다. 등쪽 솜털은 회색빛이 조금 더 강하다. 하지만 주황색 부리는 엄마 펭귄을 빼닮았다. 삐약거리며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보채는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다. 어미 펭귄들은 혹여 새끼들이 추울까 온몸으로 바람을 막으며 품는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은 인간과 다를바 없다.

뿐만 아니라 젠투펭귄의 겁 많은 성격도 새끼들에겐 위험 요소다. 한번은 연구 활동을 위해 과학자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어미 젠투펭귄이 둥지를 버리고 도망치는 일이 있었다. 어미 펭귄은 둥지 주변으로 돌아왔지만 안절부절하며 모성애와 두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물론 젠투펭귄이 겁쟁이에 귀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젠투펭귄은 모든 물새 중 가장 빠르게 수영할 수 있는 종이다. 연구된 바에 따르면 젠투펭귄은 최대 시속 36km로 수영할 수 있다. 이처럼 강력한 수영 능력으로 크릴새우, 작은 물고기들을 사냥한다. 또한 바다의 포식자 범고래나 레오파드 물범조차 젠투펭귄을 잡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 박설민 기자, 김두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