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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격렬한 변주, 홍광호의 ‘지킬앤하이드’의 압도적 전율 [D:헬로스테이지]
데일리안“선과 악, 이 양극단은 우리 내부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싸웁니다.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형벌일지도 모르죠.”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저명한 의사이자 과학자인 헨리 지킬이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스스로를 대상으로 위험한 실험을 감행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선의를 향한 열망으로 시작된 실험은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고, 그의 내면에 억눌려 있던 어둡고 폭력적인 인격 ‘에드워드 하이드’를 세상 밖으로 불러낸다.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하고 중독성 강한 음악이다.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 ‘얼라이브’(Alive) ‘한 때는 꿈에’(Once Upon a Dream) ‘새 인생’(A New Life) ‘대결’(Confrontation) 등 귀에 익숙한 명곡들은 각 캐릭터의 복잡한 심리와 극적인 상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며 관객의 감정을 흔든다.
여기에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무대 디자인과 조명, 상징성을 담은 의상, 그리고 주역 배우들의 열연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며 극의 밀도를 높이는 앙상블의 활약이 더해져 ‘지킬앤하이드’는 단순한 뮤지컬을 넘어 하나의 종합 예술로서 관객에게 강렬한 경험을 선사한다.
하이드로 변모하는 순간의 ‘얼라이브’에서 보여주는 날것의 음성, 지킬과 하이드가 함께 부르는 ‘대결’에서의 처절한 사투 역시 압권이다. 특히 이 극의 백미인 ‘대결’ 장면에선 홍광호의 연기가 절정에 달한다. 한 몸 안에 공존하는 두 인격, 지킬과 하이드가 서로를 파괴하려 격렬하게 충돌하는 이 장면에서 그는 순간적으로 목소리와 표정, 자세를 바꿔가며 두 존재의 처절한 사투를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5월18일까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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