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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입점사 고소 확산에 위기감 ‘고조’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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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산 논란이 한창인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결정했다. 앞서 정산금 지급 계획을 직접 언급했던 최형록 발란 대표가 돌연 기업회생으로 태도를 바꾸면서 입점 셀러들 사이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 판매자(셀러)들은 최 대표를 상대로 민형사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발란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발란의 미지급 정산금 규모는 130억원 가량이다. 이는 정산일이 도래한 일부 입점사 기준으로 아직 정산일이 정해지지 않은 업체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발란의 입점사는 1300곳 정도로 한 달 평균 거래금액이 300억원 수준이다.

입점사 대부분은 자금 여유가 크지 않은 중소 규모의 셀러들이다. 발란이 고가의 명품을 주로 취급하다 보니 한두 건의 정산 누락만으로도 금액대가 1000만원 이상으로 불러난다. 특히 정산금은 회생절차에 돌입한 순간부터 일반 채권으로 분류돼 법원 인가 없이는 지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더욱이 후순위 채권으로 분류되면 변제 순서도 밀려 오랜 기간을 기다리더라도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 주장이다. 이에 셀러들은 최형록 대표를 대상으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미 일부 셀러들은 최 대표를 상대로 사기 및 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이며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함께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피해 셀러들은 최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집단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발란은 지난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피해 금액이 3000억원 이상인 사건의 경우 회생법원장 재판부로 배당됨에 따라 이번 사건은 일반 재판부로 넘겨졌다.

최형록 대표는 “올해 1분기 내 계획한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며 “파트너들(입점사)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발란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도 발란의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이달부터는 쿠폰 및 각종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해 흑자 기반을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설명에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최 대표가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가 월 거래액보다 적다’고 밝혔지만 이런 상황에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오히려 자금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등 유동성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방증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불과 몇일 전만해도 “외부의 추측성 정보에 흔들리는 것은 불필요한 불안만 키울 뿐 아니라, 실질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기업회생절차를 부정했던 최 대표가 하루 만에 회생절차를 결정한 점에서도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지난 3월 28일 공지문을 통해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주주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까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라며 “지난달에는 기업 가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경영권을 내려놓는 조건까지 감수하며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의 추측성 정보에 흔들리는 것은 불필요한 불안만 키울 뿐 아니라, 실질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차주부터 대면 소통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변화와 해결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라며 셀러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현재 반란의 상품 구매·결제는 모두 막혔지만 향후 발란 전반의 실적 악화는 계속 우려되는 상황이다. 발란의 자본총계는 2023년 기준 마이너스(-) 77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지난해 집계되지 않은 거래액과 미정산 규모까지 더하면 적자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명품 플랫폼들이 급성장했지만 이후 고금리·경기 침체로 온라인 상의 명품 소비가 줄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라며 “적자에서도 할인 쿠폰과 각종 이벤트로 구매를 유도했던 것이 유동성 위기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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