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6 읽음
이재명, 2심 무죄로 대권가도 ‘탄력’
시사위크
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권 가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나오던 상황에서 최대 변수로 꼽혀왔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선거법 사건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이 되더라도 다시 재판을 해야하고, 위증교사 혐의 재판 등 다른 재판도 시간상 대법원판결까지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 ‘무죄 선고’ 후 ‘산불 현장’ 직행한 이재명

이 대표가 26일 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판결(징역 1년·집행유예 2년)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에 대해 국토교통부 협박이 있었다고 한 혐의에 대해 허위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 대표가 호주 출장 중 김 전 처장과 찍은 사진에 대해 “10명이 한꺼번에 찍은 사진으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백현동 관련 발언에 대해선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은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셔서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한편으론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인력이 소진된 게 황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증거·사건을 조작하는 데 쓴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는가”라며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 이상 동력을 낭비하지 말라. 사필귀정 아니겠는가”라고 직격했다.

이로써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사실상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지만, 파기환송이 되더라도 원심 재판부에서 다시 판단을 받아야 하는 만큼 최종 판결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만약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대법원판결이 그때(조기 대선)까지 나오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대표는 법원을 나서자마자 곧장 경북 안동 산불 진화 현장으로 출발했다. 오는 27일까지 현장에 머무르면서 이재민들을 만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무죄 선고 직후 이 대표가 결정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금 안동으로 간다. 피해 주민들에 대한 책임 있고 신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며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 “뒤집혔다”·“살았다”… 민주당도 놀란 ‘무죄’

이 대표의 무죄로 서울고법은 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무죄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게 뒤집힐 줄은 진짜”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살았다”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가슴을 쓸어내리긴 마찬가지였다. 당 의원 60여 명이 이날 법원을 찾았는데, 선고가 나오기 전 긴장 상태로 핸드폰만 주시하고 있던 의원들이 상당수였다.

무죄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듣자 한 의원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또 다른 의원들은 서로 악수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거나, 의원들과 부둥켜안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민주당은 법원에 감사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를 옭아맸던 거짓의 올가미가 마침내 끊어졌다”며 “사필귀정의 지당한 판결이다.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억지 수사이고 기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정치 보복 수사에 경종을 울린 법원에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내의 대권 잠룡들도 일제히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다행이다. 당원으로서 한시름 덜었다”고 했고, 김동연 경기지사는 “사필귀정”이라며 “검찰의 과도한 기소를 이제라도 바로 잡아 다행”이라고 적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이 대표 무죄는 당연한 결과다. 환영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신속 선고를 촉구하는 의원도 있었다. 송재봉 원내부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다. 속이 후련하다”며 “이제 헌법재판소가 결단해야 할 때다. 헌정을 유린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의 책임을 단호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