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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00만 명 낚싯배 타는데 안전 의식은 부족… 낚시전용선 제도 검토하는 정부
조선비즈
해양수산부가 낚시전용선을 도입하고 낚시어선업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간 500만명이 낚싯배를 타고 있는데 안전 의식이 부족해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는 최근 ‘낚시전용선 도입 방안 마련’을 연구 과제로 선정하고, 올해 11월까지 연구 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현 낚시어선을 낚시겸용어선과 낚시전용선으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어선의 낚싯배 영업 금지와 낚시 포획량 제한 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다.
해수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해외 사례를 분석·비교하고, 낚시전용선 운영의 당위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선박 기준, 관리 주체, 어획량 제한, 면세유 등 종합 관리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어선과 낚시어선의 구분은 뚜렷하지 않다. 1995년 제정된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낚시어선으로 신고하려면 먼저 어선으로 신고돼 있어야 한다.
이는 당초 이 법이 어한기 수입이 중단되는 영세 어민을 배려할 목적으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어민들이 부업으로 어선을 낚싯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어선으로 신고하고, 낚시객을 대상으로 낚시어선으로만 운영하는 어업인도 많다.
문제는 낚시객이 증가하면서 낚시어선 이용객 수가 연간 500만 명에 달하고, 낚시어선에서 안전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301만 명이었던 낚시어선 이용객 수는 지난해 495만 명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안전사고도 206건에서 1.8배 수준인 383건으로 늘었다.
낚시어선을 타고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등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지는 일도 많다. 해양경찰 조사 결과, 지난 5년(2020~2024년)간 레저 활동으로 발생한 연안 사고 피해자 중 구명조끼를 미착용한 경우는 87.1%, 사망자 중 구명조끼를 미착용한 경우는 91.9%로 나타났다.
이 밖에 낚시객을 선원으로 위장해 태우거나, 낚시객을 승선 정원(9.77톤 기준 정원 22명)보다 많이 태워 적발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낚시전용어선 제도를 도입할 경우, 엄격한 안전·출항 기준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낚시어선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해 안전 관리 강화 차원에서 낚시전용어선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며 “필리핀은 낚시를 레저 활동으로 구분해 자원 보호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어민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느냐다. 낚시전용어선 제도는 어업인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리는 이슈다. 부업으로 낚시어선을 운영하는 어민 입장에서는 낚시전용어선 제도가 도입되면 추가적인 수입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낚싯배 안전기준이 강화될 경우, 어선 개조 비용 추가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반면 낚시어선을 탄 낚시객들이 어족자원을 과도하게 잡기 때문에 낚시전용어선을 도입해 포획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해수부는 낚시전용어선을 도입할 경우, 할당량을 적용해 어족자원 보호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낚시전용어선이 도입될 경우, 면세유를 두고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어선은 어업용 면세유를 공급받을 수 있다. 어업인들의 소득 증대가 목적이다. 어업활동을 하는 어민들은 ‘레저를 위한 낚시어선이 왜 면세유를 공급받느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해수부가 낚시어선을 규제하려고 시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수부는 앞선 2017년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사고로 15명이 숨지고 7명만 생존하자, 낚시어선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해수부는 낚시어선 승선 정원을 줄이고 중앙정부가 영업시간, 영업 구역, 낚시 통제 구역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최대 속력 제한, 항로 설정, 항법 규정, 항로 표지 설치, 준설 관련 대책도 검토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어민들의 거센 반발로 통과하지 못했다. 해수부는 2019년 낚시어선업 신고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데 그쳤다. 낚시어선의 안전성 검사를 매년 받아야 한다는 내용과 낚시어선의 선장은 소형선박 조종사, 또는 상위 등급의 해기사 면허를 받은 자로, 선박 근무 경력이 2년 이상이거나, 출입항 기록이 120일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앞서 어민들의 반대가 심해 낚시어선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지 못했다”라며 “이와 관련해서 연구용역을 계속하면서 안전 문제·자원 부족 개선 방안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