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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적자’ 롯데케미칼, 솟아날 구멍 찾을까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해엔 영업 손실 규모도 대폭 늘었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도 지난해부터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가는 17일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모습이다.
◇ 비핵심 해외 자산 매각 속도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7.46% 오른 6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석유화학 관련주는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 롯데케미칼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기에 파키스탄 법인 매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파키스탄 투자사인 아시아파크인베스트먼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석유화학업체 몽타주오일 DMCC는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LCPL)이 상장된 파키스탄 증권거래소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차원에서 LCPL 매각(보유 지분 75.01%)을 추진해왔다. 이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다만 매각 작업은 시장의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돼 왔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1월 파키스탄 화학 회사 럭키코어인더스트리즈에 LCPL 지분 75.01%를 1,924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으나 이듬해 1월 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인수 후보가 인수의향서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에 기대가 높아졌다.
앞서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 7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파키스탄 법인은 최근 잠재 매수인과 논의 진전이 있었고 조만간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시점에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이 10조4,054억원에 이른다. 롯데케미칼은 해외법인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 축소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LCPL 매각가는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선 실적 반등도 절실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2021년 3월 5일 32만1,947원까지 상승하며 고점을 찍은 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특히 실적 악화가 가시화된 2022년부터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엔 영업적자폭이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0조4,304억원, 영업손실 8,9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전년(-3,477억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글로벌 공급과잉 및 경기침체로 수요회복이 지연되는 등 석유화학 사업 전반의 다운사이클의 깊이와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지속 중”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대외환경 속에서 2024년 매출은 전년대비 2.4% 증가하였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다만 순이익은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고 이는 회계상 인식되는 손실일 뿐 실제 현금 유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3년 연속 적자 행진… 올해 적자 탈출도 안갯속
롯데케미칼은 “2025년에는 원료가 및 운반비 부담의 감소와 환율 영향, 경기부양 정책 등 글로벌 수요확대 요인 영향으로 점진적인 업황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까지 적자 탈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롯데케미칼에 대한 리포트를 통해 “적자 불황이 길어지고 있지만 증설 사이클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며 “중국은 범용 제품뿐만 아니라 고부가 영역에서도 자급률을 늘리고 싶어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정유업계의 화학 통합설비들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증설 일정과 지연 가동된 물량들을 감안하면 올해 에틸렌 생산능력은 800만 톤 이상 확대될 전망”이라며 “올해도 역내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올해까지 영업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지금까지 누적된 공급과잉 부담과 앞으로 예정된 증설 물량들을 감안하면 예전처럼 중국 경기회복만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신 장기 불황이 현실화해 가는 만큼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노후 설비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롯데케미칼 역시 고부가 제품 중심의 재편과 기존 사업자산의 유동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체질 개선 성과가 구체화한다면 투자심리는 올해 적자를 인내하고 먼저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