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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시 왜 떴을까] 아난티 실적이 롤러코스터 탄 이유


고급 호텔·리조트와 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중견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아난티는 지난 12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이상 변동’을 공시했습니다. 이는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신고 및 공시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코스닥 공시규정 제6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공시입니다. 해당 규정은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영업손익 또는 당기순손익이 직전사업연도 대비 30% 이상 증가 또는 감소한 경우 이를 거래소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난티의 실적은 얼마나, 어떻게 변동됐을까요?
해당 공시에 따르면, 아난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85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전년도인 2023년, 8,97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크게 줄어든 실적입니다. 감소폭이 무려 68.2%에 달하죠.
그런데 영업이익은 더 심각합니다. 아난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억7,000여만원에 그쳤습니다. 2023년 2,670억원에 비해 99.7%나 줄어든 건데요. 뿐만 아니라 2023년 2,104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9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지난해 잠정 실적이 전반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아난티는 씁쓸한 내용의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이상 변동’을 공시하게 된 겁니다.
아난티의 이러한 실적은 전반적인 추이를 살펴봤을 때 더욱 눈길을 끕니다. 아난티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매출액이 1,140억원에 그쳤습니다. 이어 2021년과 2022년엔 국내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매출액이 2,198억원, 3,253억원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죠. 그러다 2023년엔 8,972억원으로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다시 3,000억원 아래로 급격히 추락한 모습이죠.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납니다. 아난티는 2020년 317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을 면치 못했습니다만, 2021년엔 5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곧장 흑자전환했고 2022년엔 1,152억원까지 증가했죠. 그리고 2023년엔 2,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앞서 살펴봤듯 7억원대로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즉, 단순히 지난해 실적만 크게 악화된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큰 폭으로 요동치는 양상을 보인 건데요.
아난티의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탄
이유는 무엇일까요?
실적이 이 정도로 급격하게 변동되는 일은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따금씩 나타나는 일이지만, 아난티처럼 1년 새 실적이 치솟았다가 곧장 1년 새 실적이 가파르게 추락하는 흐름은 결코 흔치 않죠.
이처럼 이례적인 실적 흐름은 아난티의 사업 특성에서 비롯됐습니다. 2023년, 아난티는 부산 기장에 ‘빌라쥬 드 아난티’를 개장했습니다. 이는 아난티가 운영 중인 호텔·리조트 중 최대 규모로 큰 주목을 받았죠.
아난티의 2023년 실적이 치솟았던 이유는 바로 이 ‘빌라쥬 드 아난티’ 때문이었습니다. 아난티의 사업부문은 크게 분양부문과 리조트운영부문으로 나뉘는데, 분양권 판매로 분양부문의 매출 및 수익이 크게 불어난 거죠. 실제로 아난티의 2023년 실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분양수익이 7,109억원에 달했습니다. 분양수익이 전체 매출액의 80%를 차지한 겁니다. 반면,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분양수익이 533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요인 때문인지 아난티도 급격한 실적 변동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주요 사업부문인 분양부문의 특성이기 때문이죠.
한편으론, 평소에도 꾸준히 유지되는 사업부문에선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961억원이었던 리조트운영부문 매출은 △2021년 1,212억원 △2022년 1,637억원 △2023년 1,83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1,585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모습을 보였고요.
아난티 측은 “2023년 빌라쥬 드 아난티 준공에 따른 분양매출액 일괄 인식 영향으로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순수 운영부문의 매출과 이익은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수익성이 크게 흔들린 점은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난티의 리조트운영부문은 2023년 1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갔습니다.
보기 드문 롤러코스터 실적으로 눈길을 끈 아난티가 올해는 성장세와 함께 수익성도 개선하며 내실을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