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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버텨낸 대형마트, 올해 전략은?
시사위크
지난해까지 누적된 고물가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불황 속에서도 국내 대형마트 업체들이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선 대형마트 업계에 대한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 통상임금 제외하면 ‘선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결기준 순매출액 29조209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0억원 개선돼 471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별도기준 순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5조5,69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5%가량 줄어들어 1,2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회계상 인식된 퇴직급여 충당부채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 2,132억원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업태 특성상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비용 부담 영향이 크다. 영업시간이 길고 휴일에도 영업하는 특성이 있어 초과근로 수당과 휴일수당 비중이 높은데, 이들이 퇴직급여 충당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롯데마트와 슈퍼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경우도 통상임금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롯데쇼핑 IR보고서에 따르면 그로서리 사업(롯데마트‧슈퍼) 부문은 매출액 5조3,756억원, 영업이익 46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8%, 36.2% 감소한 수준이다. 통상임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687억원으로 같은 기간 5.8% 감소한 것에 그치게 된다.
세부적으로 롯데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5조5,765억원, 영업이익은 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8%, 25.5% 감소한 수준이다. 롯데슈퍼는 같은 기간 0.8% 감소한 1조2,96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에선 14.4% 늘어 293억원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에서는 대형마트에서만 연간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전년 대비 0.8% 줄어든 것이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전년 대비 3.0%↓) △2021년(2.3%↓) △2022년(7.6%↓) 등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줄어든 추세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시행해 지난해 12월 말 발표한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66.3%는 올해 유통시장이 작년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소비심리 위축과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고, 시장 경쟁 또한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대형마트 업황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은 “대형마트가 올해 0.5% 역성장에서 내년에는 0.8%로 플러스 성장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식 수요 유지에 따른 식품 카테고리의 선방, 비식품의 개선 흐름, 신규 출점 등이 근거가 됐다.
IBK투자증권은 12일 이마트를 두고 “올해 실적 회복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서 “희망퇴직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기저효과, 사업부 및 상품군 통합을 통한 마진율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마트 할인점의 경우 고정비 부담 완화와 효율적인 점포 리뉴얼에 따른 집객력 증가로 이익 레버리지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LS증권도 롯데마트를 두고 “마트 주요 점포들의 리뉴얼에 따른 성장이 예상되고, 소량 구매 선호 현상에 따른 슈퍼 매출액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국내 소비 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등 신사업을 통한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형마트 업체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소비패턴 변화와 함께 대형마트 매출 비중이 감소하자 이들 업체는 비효율 점포 정리에 나선 바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은 지난해 총 6개 점포를 정리했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는 지난 11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2025년 3점, 2026년 2점, 2027년 3점 등 이마트 및 트레이더스를 신규 출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2027년까지 매출액 34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롯데마트도 올해 신규 마트 점포를 오픈하고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리뉴얼 등 본격적인 전략 변화에 나선다. 실제로 지난달엔 그로서리 전문성을 강조한 천호점으로 6년 만에 신규 점포를 오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