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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학교 안전망...대전 초등생 피살에 “교원 정책 근본적 성찰 필요”
투데이신문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8)양이 같은 학교 40대 교사의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교사는 돌봄수업 이후 학원에 가는 피해 학생을 학교 건물 내 시청각실로 끌고가 미리 구매한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교사는 나흘 전에도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이후 흉기로 자해 행위를 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일부 교육계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대대적인 교육 현장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가해 교사가 우울증 등을 이유로 4차례에 걸쳐 200일가량 병가와 휴직을 쓴 것으로 확인되면서 범행이 우울증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범행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가해 교사가 우울증 외 다른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진주교대 교육학과 박수억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교사 소진을 원인으로 볼 수 있으며 서이초 교사 사건과 결이 유사하다. 현장 교사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교원 정책 전반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비 교사들의 심리적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들조차 필터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교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반드시 2회 이상 받아야 하는 교직 적성 및 인성 검사는 형식적으로 이뤄져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교원 정책 전반에 종합적인 진단과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미비한 제도 때문이라기보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너무 적은 교원하고 경직돼 있는 교육 환경에서 나타난 문제”라며 “이 같은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다루며 해결하지 않고는 이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예일대 정신의학과 나종호 조교수 역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투어 언급하는 것은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강화시킨다. 이는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염려했다.

전날 충청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충남교총)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충남교총은 “어떤 경우라도 학교에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고 신뢰를 깨트리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학생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충남교육청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규칙을 재정비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환교원심의위원회는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정신적·신체적 질환을 가진 교원들을 심의하는 기관으로, 교육공무원과 의료인, 법률인 등 전문가들이 의사 소견서를 바탕으로 교사의 직무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교육감 직권으로 당사자에게 휴직이나 면직 등을 권고한다.
지난 2012년 교육청은 질환교원심의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는 이유에서 폐지했으나 9년이 지난 2021년 교원 보호 및 치료를 목적으로 부활시켰다. 다만 재도입할 당시에도 심의를 받는 교원에 찍힐 낙인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경인교대 교육학과 박주형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문제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위기 징후의 교사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모여 휴직을 승인하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 절차가 공식적으로 이뤄졌으면 사건이 예방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신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학생 및 동료와의 관계에서 학교라는 공동체의 가치나 활동을 방해하거나 침해하는 교사가 일부 있을 수 있다”며 “이들이 교직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능력이 정상화될 때까지 휴직 등에 강제성을 부여하도록 하는 법률상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교육부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이 일로 큰 충격과 고통을 받으셨을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배우고 생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