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4 읽음
대선 행보엔 신중...원희룡 “공정한 재판 후 尹 복귀”
투데이신문
4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헌법재판소(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를 강하게 비판하며 “헌재가 헌법으로부터 도망 다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원 전 장관이 지난해 7·23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자리였다. 지난 1월 윤 대통령 체포 정국 당시 한남동 관저 앞 시위에 나서며 사실상 정치 활동을 재개한 그는, 이번 발언을 통해 다시금 친윤(親尹)계 핵심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원 전 장관이 강경 보수층을 결집해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 앞에 헌재를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국가기관의 분쟁을 해결하는 기관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헌법으로부터 도망 다니는 ‘헌법도망소’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탄핵 심판과 관련해 헌재의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로 한덕수 전 총리 탄핵 의결정족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전 장관은 “탄핵 의결 정족수가 200석이라면 한 권한대행 탄핵 자체가 무효를 넘어 애초에 없던, 부존재가 된다”며 “헌재는 이 핵심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을 미루고 도망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둘째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문제를 거론하며 “한 권한대행 탄핵이 무효라면 이(마은혁) 임명 또한 무효인데 ‘어쩔래’ 식 강요 재판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원 전 장관은 “선순위를 다 제쳐놓고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에 국민들이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셋째로 대통령 측의 방어권 보장을 요구하며 변론 절차의 불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원 전 장관은 “헌재는 대통령 측이 요청하는 추가 증인을 기각하고, 핵심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는데도 30분 만에 증언을 끝냈다”며 “그날의 진실이 밝혀지기는커녕 오히려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 측이 동의하지 않은 검찰 진술을 증거로 활용하고, 수사 기록을 못 보게 한 헌재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속도를 내는 것도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을 만나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기각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계엄 동기나 그 과정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다수당의 의회독재에 대한 절망적이고도 매우 절박했던 위기의식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헌법 재판이 이뤄진다면 대통령이 복귀해서 대한민국의 헌법적인 사태를 해결해 나가고 수습해 나갈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사실상 헌재 탄핵 인용을 불복하기 위한 밑 작업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무조건 문제제기 자체가 불복하기 위한 사전 공작이라는 것은 독재적인 태도”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조기 대선 행보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공정한 재판이 되도록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에 따라 윤 대통령 복귀가 이뤄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다만 윤 대통령 면회를 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원 전 장관의 이 같은 행보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헌재를 향한 강경한 비판과 윤 대통령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을 통해 보수 진영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향후 원 전 장관이 친윤계와 보조를 맞추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