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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딱 걷는 속도로 : <열세 살의 걷기 클럽>
―김혜정, ≪열세 살의 걷기 클럽≫, 사계절출판사, 2023. ★★★☆
‘열세 살’이라는 나이가 포인트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작품에서 언급한 것처럼 ‘마지막 어린이’의 시기. 몸도 자라고, 마음도 복잡해지며, 그래서 세상이 이전과는 달라지는 때예요. 이를 지나는 아이들의 불안과 기대가 특유의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런 까닭에 관련 작품도 직지 않았어요. 그중에서도 이 작품이 주목되는 부분은 단연 ‘걷기 클럽’이라는 설정입니다. 가정 폭력, 또래 간의 따돌림, 짝사랑 고백 등 조금만 양념을 치면 더 자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적절한 선에서 멈췄어요. 너무 느리지도 혹은 빠르지도 않은 선에서, 일상보다는 빠르고 달리기보다는 느린 속도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한동안 소재에 집중하는 작품들이 많이 발표되었는데, 그런 경향과는 확실히 구분되지요.

아무튼 이 작품은 독창성보다는 균형 감각이 더 큰 장점입니다. 평범한 이야기를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전개했어요. 이런 특징이 ‘걷기’라는 설정과 잘 연결됩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몸을 움직인다는 점이 중요하고, 적당한 속도로 주변을 관찰한다는 사실도 중요해요.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활동 반경을 차츰 넓혀갑니다. 처음에는 학교 운동장, 다음은 호수 산책, 그다음은 둘레길을 걸어서 산으로, 마침내 마라톤 걷기 대회까지. 이렇게 조금씩 범위가 확장되고, 난이도가 높아지는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의 성장이 가시적으로 표현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넘기기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 차근차근 풀어낼 수는 없을까요?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는 시기에 맞춰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마지막의 급격한 마무리가 두고두고 아쉬워요. 운동시간이 지나도, 대회가 마무리되어도, 길은 끝나지 않는 것처럼. 걸음은 계속 이어져야만 하는 것처럼. 적당하게 일부는 해결하고, 또 일부는 남겨둔 채 이야기를 더 펼쳤다면 의미가 훨씬 분명하게 전달되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