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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하라” 야권 거센 압박에도… 임기 다 하겠다는 마크롱 대통령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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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야권의 하야 요구를 거절했다. 5개월 전 조기 총선에서 패배해 야권이 총리 자리를 넘기라고 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임기 종료까지 완주한다는 방침이다.

5일(현지 시각) BBC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국민이 민주적으로 위임해 준 권한은 5년이며, 나는 끝까지 그 권한을 온전히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1당인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을 포함한 야권의 하야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나의 책임은 국가의 연속성, 우리 기관의 적절한 기능, 국가의 독립성, 그리고 여러분 모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7년 임기 종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미셸 바르니에 총리를 비롯한 정부 각료 전원의 사퇴서를 제출한 직후에 나왔다. 내년도 예산 관련 법안과 관련해 의회를 패싱하면서 바르니에 총리는 하원의 불신임을 받았고, 취임한 지 석 달 만에 자리를 내려놨다.

이번 사태는 극우 국민연합(RN)과 NFP가 7월 조기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후 총리 자리를 넘겨달라고 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9월 마크롱 대통령이 범여권 공화당 출신의 바르니에를 총리로 임명하자 RN과 NFP는 국민의 뜻을 무시했다며 하야하라고 주장했다.

이후 10월 예산안으로 이 갈등이 폭발했다. 정부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600억유로(약 90조원) 규모의 공공 지출 감축과 증세안을 발표으나 RN과 NFP는 적절치 않다고 봤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모든 의회 그룹에 양보했음에도 정부가 불신임받았다”며 “극우와 극좌가 반(反)공화주의 전선을 만들어 예산안과 프랑스 정부를 무너뜨리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RN이 정치 성향이 반대인 NFP의 의견을 동의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총리를 임명하고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그는 “공동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에게 (총리를) 맡겨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며 “정부에 참여할 수 있거나 최소한 정부를 불신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정치 세력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은 NFP와 RN을 제외하고 중도 우파와 국정을 꾸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중도 우파 성향의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민주운동당 대표와 오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NFP와 RN이 과반 의석을 가진 점은 마크롱 대통령에겐 부담이다.

총리가 사퇴하면서 프랑스의 내년 예산안 논의는 무산됐다. 마크롱 대통령이 “공공서비스를 위해 12월 중순 이전에 (예산 관련) 특별법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한 만큼 정부 셧다운이라는 극한의 상황까진 가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서 언급된 특별법이란 내년도 예산안 처리 지연 시 공공 행정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한 긴급 법안이다. 전년도 예산을 바탕으로 집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외신에선 프랑스와 한국의 정치 상황이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미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FP)는 “프랑스의 불안정성이 유럽 등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한국의 불안정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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