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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장기화'에 車 의존도 낮춘 K배터리
IT조선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44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수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소폭 개선된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사 공급 물량 확대와 비용 절감 노력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 3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1600억~1700억원 수준이다. 작년 동기 대비 6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온 역시 뚜렷한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아 3분기 흑자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선 하반기 전기차 모멘텀 강화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기차 산업 회복 시그널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연내 개선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정책 변화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전기차 캐즘’ 관련 보고서에서 “각국의 정책 지원 감소와 규제 완화로 인해 2024년 들어 그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전기차 시장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선 환경 규제 강화 정책이 유지돼야 하지만, 최근 들어 정책 추진 동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는 캐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ESS,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전기차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ESS 사업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더불어 도심항공교통(UAM)·BaaS·에너지생애주기서비스(EaaS)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에너지 순환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삼성SDI도 전기차와 ESS에 방점을 찍은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북미향 수요 대응을 위해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미국 내 35억달러 투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서는 한편, SBB(삼성배터리박스) 1.5를 공개하며 ESS 경쟁력을 강화했다. SBB1.5는 삼성SDI의 두 번째 SBB 라인업으로 북미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해당 제품은 전작 대비 에너지밀도가 37% 가량 향상돼 총 5.26MWh를 구현할 수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와 AI시대 가속화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인해 ESS 시장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이다”라며 “미국 등 글로벌 ESS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력으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K온은 캐즘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을 확보하고,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 등을 단행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