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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50주년 천주교정의사제단 "정의구현은 종교 본연의 직무"
연합뉴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창립 50주년을 사흘 앞둔 23일 오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창립 5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문규현 신부의 주례로 열린 이날 미사에서 사제단과 참석자들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에 맞서 목소리를 낸 50년 젊은 사제들을 비롯해 어려운 시기에 성직자로서의 제 역할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어 "교회마저 세상의 슬픔과 번뇌를 외면한다면 사람들이 서러운 눈물을 어디서 닦겠냐"며 "우리부터 사제단을 결성하던 때의 순수하고 절실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노해 시인의 축시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도 미사 현장에서 낭독됐다.
"제 몸을 때려 울리는 종은 / 스스로 소리를 듣고자 귀를 만들지 않는다 // (중략) 우리들, 한 번은 다 바치고 돌아와 / 새근새근 숨쉬는 상처를 품고 / 지금 시린 눈빛으로 앞을 뚫어 보지만 / 과거를 내세워 오늘을 살지 않는다"
사제단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지자 당시 수감 중이던 이부영 전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 사건의 배후를 알리고 그가 이와 관련해 외부와 연락할 수 있도록 협력한 안유 전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과 전직 교도관 전병용 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사제단은 1975년 12월 '언론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기도회'를 열어 위정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강론을 했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진 직후인 1987년 1월 24일에는 '고문 살인의 종식을 위한 우리의 선언'을 발표하고 전두환 정권의 퇴진을 주장하는 등 민주화 운동의 고비마다 목소리를 냈다.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