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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 박지성, 피겨 김연아…양궁 김우진 되고 싶었다"
연합뉴스
김우진은 지난 4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슛오프 접전 끝에 꺾고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우진은 "'머리는 가볍게, 가슴은 뜨겁게'라고 했는데, 50% 정도밖에 지키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마지막 열쇠, 마지막 퍼즐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이룬 순간, 너무 짜릿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축구엔 박지성, 손흥민이 있고, 피겨엔 김연아가 있는 것처럼 나도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조금은 이룬 것 같다"는 김우진은 "매번 금메달을 1개만 걸다가 처음으로 3개를 걸어봤다. 참 무겁다. 이 무게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우진은 한국 양궁 시스템의 '무한 경쟁'을 동기부여로 삼는다.
"당장 64등에게 질 수도 있다. 올림픽 3관왕을 했어도 '국가대표 프리패스'는 없다. 내달 있을 2025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또 떨어질 수도 있다"는 김우진은 "오늘의 영광이 내일의 영광일 수 없다. 안도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 게 꾸준함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이라는 당연한 수식어가 주는 압박감은 격려와 응원으로 받아들인다.
김우진은 "'효자 종목'에 쏟아지는 관심이 양날의 검 같다. 벨 수도 있고, 베일 수도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에 먹칠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든다"며 부담감을 인정했지만, 이내 "활을 잡고 있는 한 압박감은 벗어날 수 없지만, 우리를 믿고 격려해주신다고 생각하고 원동력으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자기에게 져 병역 혜택을 놓치고, 이번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진 뒤 동메달을 획득한 이우석(코오롱)과의 맞대결에 대해 "우스갯소리로 '악연'이라고 하시는데, 우린 필연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우석이에게 덜 미안하기 위해서라도 금메달을 따야 했다. 금메달을 따자, 우석이가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며 축하해줬다"고 해명한 김우진은 "모든 경기가 공정하고 청렴결백하다. 다음에도 더 좋은 선수가 결승에 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계속될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김우진은 첫 올림픽이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인전 32강, 두 번째였던 2020 도쿄에서 개인전 8강에 그쳐 다소 아쉬워했으나 세 번째 무대에서 기어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김제덕도 첫 올림픽이었던 2020 도쿄에서 개인전 32강, 두 번째 대회였던 2024 파리에서 개인전 8강을 기록했는데, 김우진은 "넌 나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거야"라고 김제덕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김우진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개인전 결승에서 맞붙는 장면에 대해 "생각만 해도 즐겁다"면서도 "계속 경쟁하면서 서로 탄탄해지겠다"며 '양보는 없다'고 에둘러 말했다.
soru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