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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들의 천국? 이탈리아, 해외 소득 고정세 2배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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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가 해외 부유층 유치 전략을 일부 수정했다.

신규 고소득 거주자의 해외 소득에 대한 고정세를 2배로 올리는 세법 개정안을 승인한 것이다. 이는 세수 확대를 통한 재정 적자 해소와 함께,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축구 선수 제도'로 불린 고정세 정책

이탈리아는 2017년부터 해외 부유층을 유치하고 자국 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해 특별 세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이탈리아에 새로 거주하는 외국인이나 9년 이상 해외 거주 후 귀국한 이탈리아인에게 적용된다. 해외에서 얻은 소득의 규모와 관계없이 매년 일정액의 세금만 내면 되는 이 제도는 최장 15년간 유지될 수 있다.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유벤투스로 이적한 것도 이 제도 때문"이라는 점에서, 현지에서는 '축구 선수 제도'로 불린다. 이 정책으로 인해 이탈리아는 전 세계 부유층에게 매력적인 거주지로 떠올랐다.

부작용과 국제사회의 비판

하지만 이 제도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소 2,730명의 억만장자가 세금 절감을 위해 이탈리아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현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밀라노의 경우 지난 5년간 부동산 가격이 43%나 올라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또한 이탈리아가 부유층의 '조세 회피처'가 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도 거세졌다.

이탈리아 경제재정부 장관 "고정세가 인상됐지만, 여전히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매력적인 수준"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탈리아 정부는 내각회의를 통해 신규 거주자의 해외 수입에 대한 연간 고정세를 10만 유로에서 20만 유로로 인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재정부 장관은 "고정세가 인상됐지만, 여전히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이탈리아 정부는 세수 증대를 통해 재정 적자 해소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재정 적자는 GDP 대비 7.4%로 EU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조르제티 장관은 "다른 국가들과 세금 감면 경쟁을 할 생각은 없다"며, "그런 경쟁이 시작되면 이탈리아처럼 재정 여력이 제한적인 국가는 필연적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감사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이 제도로 약 2억 5천만 유로의 세금을 거둬들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조르제티 장관은 은행 수익에 대한 추가 과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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