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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같은 벤토나이트, 안전한가요?
펫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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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모래 말고 다른 제품 없나요? 두부모래? 종이모래?"

고양이 모래로 사용하는 '벤토나이트'는 주로 중국산과 미국산이다. 이 제품들은 밝은 회색, 혹은 어두운 회색이 많다. 얼핏 보면 굵은 입자의 시멘트 같다.
때문에 시멘트를 고양이 모래로 쓴다고 오해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 오해를 줄이고자 회색이 아닌, 흰색의 터키산 벤토나이트나 갈색의 인도산 벤토나이트를 출시한 회사들도 있었다.
막상 소비자의 반응은, 흰색 벤토나이트는 먼지가 많아보이고 갈색 벤토나이트는 배변물의 컬러나 느낌이 응가와 비슷하다며 냉랭한 편이었다.
회색 혹은 아이보리 컬러를 띠는 벤토나이트 [ 스노우캣 함박눈꽃 ]
시멘트는 석회석, 실리카, 석고, 알루미나 등을 배합해서 구운다음 먼지만큼 미세한 입자로 만든 물질이다. 한마디로 점토와 석회석을 불에 구워 잘게 부순 것이다.
얼핏 물을 부어 굳히는 물리적 특성이 고양이모래와 비슷해 보일 수 있는데 알고보면 그 차이가 크다.

#꿈의광물벤토나이트
벤토나이트는 몇천만년 이상된 '화산재'가 오랜 시간 물리 화확적 작용으로 만들어진 점토 광물질이다.
벤토나이트의 최고 산지로 유명한 미국 와이오밍주 포트 벤턴(Port Benton)에서 1880년대 발견되어 벤토나이트라는 이름을 얻었다.
벤토나이트의 주요 성분은 '몬모릴로나이트'이며 '스멕타이트' 계열의 광석인데 전문적인 정보는 '구글링'을 통해서 직접 찾아보는 편이 좋겠다.
통상 벤토나이트는 자동차 엔진 주물제조, 토목공사 방수벽, 석유 시추 관련 용도로 많이 쓰이며 의약품에도 들어가고 사료에도 들어간다. 냉장고 탈취제, 식초와 와인 불순물 정제용으로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머드팩이나 마스크 등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이 늘고 있다.

벤토나이트를 고양이모래로 쓰는 이유는 물을 흡수하는 수분흡수력, 수분이 닿으면 뭉쳐지는 응고력, 냄새를 제거하는 탈취력 때문이다. 이런 특성이 모여 고양이가 대소변을 누면 오물만 감자만한 덩어리가 되고 이를 모래삽으로 떠 내기만 하면 깔끔하게 청소가 되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벤토나이트는안전한가?
고양이 모래로 쓰는 벤토나이트는 과연 안전한가? 라는 질문에 답은 '안전하다' 이다.
먼지를 없애거나 굳기를 좋게 하고, 탈취를 위해 검증되지 않은 첨가물만 넣지 않았다면 문제가 없다!
앞서 용도를 설명할 때 언급했듯이 벤토나이트는 제약, 사료, 화장품, 음식 정제용으로 사용될만큼 순수한 천연 광물질이다.
각종 독성검사나 중금속 검사결과를 살펴보면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접하는 깨끗한 흙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산 벤토나이트도 검사결과 특별히 유해한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는 사례는 없었다. 특별히 무언가 오염된 지역의 광물이 섞여 들어가지 않는다면 벤토나이트 자체는 크게 문제 될 부분이 없다.
#라돈이나온다던데?
라돈사태는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마케팅을 위해 몇몇 침구류 회사에서 '모나자이트(Monazite)'라는 광물을 첨가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모자나이트라는 단어가 벤토나이트의 주요 성분인 몬모릴로나이트와 비슷해 고양이 모래 쪽으로 불똥이 튀었다. 여기에 동위원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가정용 라돈 측정기 덕분에 아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 오해가 커졌다.

라돈은 색도, 냄새도 맛도 없는 기체로 원소기호는 ‘Rn’, 원자 번호는 86이다. 문제가 되는 라돈의 동위원소인 라돈222(222Rn)는 붕괴하면 폴로늄(Po)이 된다. 이때 라돈222의 반감기는 3.8일로 라돈기체가 호흡을 통해 폐 속에 들어가면 피폭의 염려가 있다. 다른 동이원소들은 몇초, 몇분 지나지 않아서 붕괴되는데 라돈222는 오랜 시간 호흡기 근처에 노출된다면 폐건강을 해칠수도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집사들사이에서 라돈 이슈가 커지자 고양이모래 회사들은 공인 기관에 의뢰,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라돈222는 기준치 이하로 나오고 심지어는 우리나라 토양 평균에 비해서도 라돈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헤프닝은 잦아들었다. 반감기가 짧은 라돈222가 아닌 라돈의 동위원소들이 검출 되었지만 침구류가 아닌 이상 통상 가정집의 다른 제품들에 비해 심각한 이슈는 없다고 평가되었다.
다만 어쨌거나 실내에서 라돈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환기가 중요하다는 조언 때문에 후드형이나 뚜껑이 있는 고양이 화장실보다 평판형으로 오픈된 고양이 화장실이 좀 더 인기가 높아진 정도로 사태는 마무리되었다.
라돈 검출 측정중인 고양이모래
#먹어도안전할까?
앞서 다른 글에서 벤토나이이트를 소량 먹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변비'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고양이가 벤토나이트를 먹으려 들면 적극적으로 말려야 한다. 화장실 주변에 있는 그 무엇도 굳이 먹어서 좋을 건 없다.
http://naver.me/xQx3hU6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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