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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카트 러쉬플러스에선 뉴비도 고인물과 대등하다


이는 여러 플랫폼으로 IP를 확장하려는 카트라이더 시리즈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이미 맵별로 어떻게 코스를 타야 가장 빠른지 잘 아는 고수들이 널려있는 이 전쟁터에 뉴비들이 설 자리를 만드는 것. 그러면서도 기존의 고수들도 만족할 수 있는 게임성을 유지하는 것 말이다. 놀랍게도 지난 12일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이 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그것도 매우 이상적인 형태로 말이다.
리마스터에 가까운 비주얼과 주행감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카트라이더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카트라이더가 모바일로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피처폰 시절에도 적잖이 많은 게임이 출시됐으며, 스마트폰으로도 2011년 카트라이더 러쉬, 2012년 카트라이더 러쉬+가 출시됐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제대로 된 온라인 대전을 지원하지 않았던 데다가 콘텐츠도 부족해 일찌감치 서비스를 종료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온라인 플레이를 기반으로 기존 카트라이더 원작에 있었던 콘텐츠를 대거 투입해 출시됐다. 라이선스 시스템을 비롯해 스토리모드, 타임어택, 스피드 전, 아이템 전, 심지어는 마이룸 시스템도 볼 수 있다. 랭킹전이나 스피드 전의 이어달리기 모드, 아이템 전 루찌 쟁탈 모드처럼 새로 추가된 콘텐츠도 있으며, 기존에 보던 카트나 캐릭터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맵도 원작에서 있기 있었던 맵을 대거 투입했다.



시스템 측면에서도 모바일에 맞게 바뀐 부분이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 액셀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전진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출발 부스터도 내가 직접 타이밍을 맞출 필요 없도록 입력 타이밍을 알려준다. 추가된 부분도 있다. 가령, 화면을 연속으로 터치하면 발동되는 터치 부스터와 두번 사용 가능한 연속 부스터, 아이템을 순서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전반적으로 조작감은 편한 방식으로 바뀌었고, 새롭게 추가된 부분도 모바일이라는 게임 환경과 잘 어우러진다.





초보 유저 입장에선 게임을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반가울 것이다. 무엇보다 고수들이 사용하던 각종 테크닉을 쉽게 익히고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튜토리얼과 훈련이 갖춰져 있다. 대기 화면의 '수련' 부분에서 주요 기술들을 영상으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훈련장이 개방되어 있어 그 테크닉들을 즉석에서 따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매주 제공되는 커브 퀘스트를 통해서 맵별 주요 커브를 연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덤이다. 고수들의 타임 어택 플레이를 게임 내에서 실시간 리플레이로 제공하기 때문에 고수의 빌드를 보고 따라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화면 밑에 내가 어떤 형태의 드리프트 기술을 사용하는지 모두 보여주기 때문에 고수 입장에서도 빌드를 외우기가 편해졌으며, 초보 유저 입장에서도 연습에 큰 도움이 된다. 게임 내 모든 시스템이 고수에겐 고수 나름대로 도움이 되고 초보에게는 초보 나름대로의 효용이 있도록 영리하게 구성된 것이다. 덕분에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배우기도 어렵고 마스터하기도 어려웠던 원작과 달리 배우기는 쉽되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이상적인 밸런스를 지닌 게임이 되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이토록 훌륭한 게임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자잘한 부분에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인데, 이를테면, 시나리오 모드를 즐기다 보면 캐릭터들이 하는 대사와 자막, 입 모양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 마이룸을 꾸밀 때 발생하는 프레임 저하, 한 게임에 120초가 넘게 걸림에도 별 재미가 없는 미니 게임 또한 아쉽다. 참고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서 맵 하나를 모두 완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2~3분 남짓이다.
레전드 카트와 레전드 캐릭터가 미묘하게 밸런스를 헤치는 부분도 있다. 특히 레전드 카트 중 아이템 전 전용 카트인 유니콘 카트는 카트 역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좋은 성능을 지니고 있다. 일반 바나나나 지뢰를 밟아도 멀쩡하며, 물폭탄이나 물파리를 맞으면 부스터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획득하려면 꽤 큰 돈을 투자해야 하는데, 페이 투 윈이 은글슬쩍 게임에 편입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처음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이 나온다고 했을 때, 유저들 사이에선 시리즈의 인기에만 편승한 졸작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기존 카트라이더가 이루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게임에 구현해 놓으면서 유저들의 호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특히 카트 청정수들도 게임에 쉽게 빠져서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을 만큼 시리즈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고치는 것에 성공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