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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푹' 중국 팬…"한국 강해…무승부가 곧 승리나 마찬가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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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기면 좋겠지만…0-0으로 끝나길"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무승부가 곧 승리나 마찬가지죠. 하하."

중국 축구 팬은 자국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진출할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을 치른다.

중국 취재진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을 찾은 중국 원정 팬은 2∼3천명에 달한다.

중국 축구 팬들은 경기 시작 2∼3시간 전부터 삼삼오오 경기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월드컵경기장역으로 향하는 6호선 지하철 안은 경기 시작 2시간 30분 전부터 축구 팬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대부분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한국 축구 팬들이었지만, 일부 중국어도 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과 중국 팬 간 장외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팬 2명이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자 한 중년 남성은 주먹을 불끈 쥐어 올리며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외쳤고, 주변 팬들은 작게 웃음 짓기도 했다.
오후 6시께에도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무더운 날씨였다.

일부 중국 팬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배경으로 대형 오성홍기를 열심히 흔들며 땀을 닦아내기도 했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중국 축구 팬들은 대부분 한국전 승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붉은색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경기장을 찾은 중국인 유학생 정신위 씨와 천밍쩌 씨는 경기 결과를 예상하며 "무승부면 우리가 이긴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중국이 이날 한국에 대량 실점하며 패배할 경우 3차 예선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는데, 무승부를 거둔다면 일단 3차 예선엔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한국은 강하지만, 중국은 너무 약하다"고 현실적인 전력 차를 짚으며 울상 지은 뒤 "중국이 너무 내려서지 않고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천씨는 "한국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중국의 우레이의 플레이를 보고 싶다"며 설렌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20대 중국인 유학생 야오위안, 차오거, 제임스도 한국전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았다.

야오위안 씨는 "이기면 좋지만, 0-0도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미소만 짓던 차오거 씨는 '오늘 중국이 지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할 수도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바로 한숨을 쉬며 "그래서 0-0으로 끝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유학생 4명과 함께 온 웨이스하오(25)씨는 "당연히 중국을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에 경기장에 직접 왔다"고 말했다.

경기 결과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민망한 듯 웃으며 "그 질문엔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회피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1∼2골은 넣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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