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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워진 아시아 신기록→'돌부처' 오승환, KBO 통산 408세이브 달성 "내색하지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MD고척]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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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오승환./고척=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노찬혁 기자] "정말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기록에 대한 생각 중 하나였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팀이 3-0으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경기에서 오승환은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를 달성했다. 

오승환의 출발은 산뜻했다. 오승환은 9회 말 키움의 4번 타자 최주환과의 첫 승부를 펼쳤다. 오승환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직구를 던져 중견수 뜬공을 이끌어냈다. 오승환은 후속타자 고영우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곧바로 위기를 맞이했다. 오승환은 키움 포수 김재현에게 3B-1S에서 직구를 던졌는데 김재현이 정타를 만들어내며 좌익수 뒤 2루타로 득점권에 들어갔다. 제 아무리 돌부처 오승환이어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멀티 히트를 때려낸 변상권을 상대로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오승환은 4구째 144km의 빠른 직구를 던져 변상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침내 오승환의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시아 신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오승환은 "그렇게 오랜만의 등판은 아니었다. 일단 원태인하고 경기 전에 얘기한 게 오늘 7이닝 막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그걸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 세이브보다도 팀이 승리한 게 첫 번째고, (원)태인이가 좋은 흐름으로 갈 수 있는 게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삼성의 지명을 받아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첫 시즌부터 오승환은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당시 오승환은 1995년 이동수 이후 무려 10년 만에 삼성에서 배출한 KBO 신인왕 수상자가 됐다. 

2년 차 오승환은 47세이브로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2007년에는 KBO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40세이브를 기록했다. 2009년 팔꿈치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던 오승환은 2011년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54경기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했다. 이때 삼성은 오승환이 등판한 뒤 패배한 경기가 없었다. 

2014년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했다. 이적 후 첫 시즌에도 NPB 외국인 투수 데뷔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으며 한국인 첫 구원왕이 됐다. 오승환은 이 시즌 센트럴 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6경기 2실점 4세이브 1홀드로 MVP를 수상했다. 

2015년에도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은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치며 오승환은 미국에서만 총 42세이브 45홀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9년 여름 삼성으로 복귀를 확정했다. 

삼성으로 복귀한 오승환은 2021시즌 KBO 최초 통산 300세이브, 한미일 통산 450세이브, 역대 최고령 40세이브 등 여러 대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시즌에도 대기록의 행진은 이어졌다. 오승환은 지난해 6월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의 대기록을 세웠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승환은 삼성과 재계약을 선택했다. 절치부심 준비한 올 시즌 오승환은 지난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하며 407세이브째를 챙겼다. 그리고 마침내 이날 키움과의 경기에서 KBO 통산 408세이브로 아시아 단일 리그 최다 세이브의 대기록을 세웠다. 

오승환은 "알고 있었다. 경기 중에 그거를 의식할 수 없었고, 앞에 선수들이 다행히 잘 해줘서 3점 차에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정말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기록에 대한 생각 중 하나였다.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고 40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뒤에서 삼성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오승환은 "원래 기록에 대해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닌데 어떻게 보면 일본보다 역사가 짧아 단일 리그에서 최다 세이브를 올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또 이런 기록이 나옴으로써 좀 더 알려진다면 어린 선수들도 목표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아시아 최다 세이브에 대한 욕심은 조금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은 선발 투수로 나선 원태인의 완벽투가 돋보였다. 원태인은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째를 챙겼다. 원태인에 이어 김재윤이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고,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삼성의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다. 

오승환은 "(원)태인이도 알고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다 알고 있어서 경기 끝나고 마운드에서 다 얘기를 해줬다. 마운드에서 다 같이 세레머니를 해줬다. 그래서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올 시즌 목표는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블론 세이브를 가장 적게 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잘 차려놓은 경기를 끝까지 좋은 분위기로 가져갈 수 있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고척=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인터뷰가 끝난 뒤 삼성 선수들은 오승환에게 물을 뿌리며 축하했다. 데이비드 맥키넌이 인터뷰 도중 오승환에게 물을 뿌렸고, 인터뷰가 끝나자 삼성 선수들은 오승환을 그라운드로 모시고 나가 미친 듯이 물을 퍼부으며 "축하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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