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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은 '이것' 모르고 향수 쓴다?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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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향수 시장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31.4%나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2025년에는 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되는 시장인데,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사람들이 냄새에 민감해진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덕분에 국내 시장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브랜드의 향수들이 많아졌고,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그만큼 넓어졌다. 지금부터는 향수를 고를 때 참조하면 좋은 사항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향수의 기원
향수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 중 하나로 꼽힌다. 시초로 이야기되는 것은 약 5천 년 전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고대 이집트 문명의 시기다. 신을 신성하게 여기던 고대의 사람들이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것으로 이야기된다. 몸을 청결히 하고, 향이 풍기는 나뭇가지를 태워, 향나무 잎으로 즙을 내 몸에 발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종교 의식이 아닌 의복에 부착하는 풍습은 고대 인도가 최초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수의 역사
고고학자들은 키프로스 피르고스 지방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향수를 발견한 바 있다. 이는 4천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근대적 의미의 향수가 나온 시기는 14세기로, 헝가리 여왕인 엘리자베스를 위해 만들어진 ‘헝가리 워터’가 최초로 꼽힌다. 증류 향수이자 최초의 알코올 향수인 헝가리 워터로 인해, 엘리자베스 여왕은 70세를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왕으로부터 구혼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대에 따른 변화
향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가 설립된 것은 19세기 유럽에서부터였다. 당시에는 자연의 향을 활용한 제품들이 주를 이뤘는데, 19세기 후반에 이르면서 화학 기술의 발전으로 합성 향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이전까지는 비싼 가격이었던 천연 향료의 향기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단가가 낮아지면서 본격적으로 향수는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조향사에 대해
향수의 향을 만드는 이들을 ‘조향사’라고 칭한다. 조향사들은 여러 향료를 조금씩 섞으며 새로운 향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제품들이 속속 시장에 나오게 된다. 조향을 할 때는 각 향의 특성에 따라 톱 노트,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를 구분한다. 톱 노트는 향수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로 뿌린 직후 느껴지는 향이며, 하트 노트라고 불리는 미들 노트는 향의 중간 단계다. 베이스 노트, 보텀 노트, 혹은 라스트 노트는 향수를 뿌린 뒤 느껴지는 잔향이다. 조향사들은 이러한 점을 신경 써서, 대중들이 선호할 만한 향을 만들어내게 된다.
부향률
향수 제품들을 살펴보다 보면 ‘부향률’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는 향수에 쓰인 향료의 비율을 뜻한다. 부향률이 높을수록 향료의 원액을 많이 포함했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부향률이 높을수록 향의 지속 시간이 더 길고 세기도 더 진하다. 향수를 살펴보다 보면 보게 되는 ‘오 드’라는 표현이 부향률을 나타내는 것이다. 향수의 원액의 비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오 드 퍼퓸, 오 드 코롱, 오 드 뚜왈렛 등으로 나눠서 표기한다.
취급 시 주의사항
사람의 코는 쉬이 주변의 냄새에 적응하고 둔감해진다. 향수를 뿌린 사람은 향이 없어졌다고 생각되는 때에도 잔향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향이 옅어졌다고 몇 번이고 향수를 다시 뿌릴 필요는 없다. 또한 향수는 알코올이자 인화성 물질이기에, 불이 붙을 수 있는 물질임을 주의해야 한다. 절대로 불에 향수를 가까이 가져다 대서는 안 된다. 실제로 붙은 불을 끄기 위해 향수를 뿌렸다가 대형 화재로 번진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향수와 젠더
향수에도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존재한다. 팜므, 우먼, 엘르, 허, 돈나 등으로 표기된 향수는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즐겨 쓸 수 있는 여성용 향수다. 이에 반대되는 남성적인 향의 향수에는 옴므, 맨, 우모, 힘, 메일 등이 표기된다. 뿌르, 푸어 등으로 표기되는 POUR는 영어의 for와 같은 의미다. 예를 들어 ‘뿌르 옴므(POUR HOMME)’라는 표기는 곧 ‘for man’, 즉 남성용 향수라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향수 분리 배출 방법
향수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알코올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에, 불씨와 닿으면 불이 번지게 될 위험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화학 물질이므로 토양, 수질 등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용기 내부의 남은 향수는 키친타월이나 신문지 등을 이용해 흡수시켜 없앤 후 배출해야 한다. 용기에 부착된 라벨 스티커는 제거하고, 병은 유리로 분리 배출한다. 뚜껑, 튜브 등은 분리가 어렵다면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버려야 한다.
향수의 유통기한
향수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향’이다. 향이 변질되지 않은 상태라면 몇 년이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향수에 유통기한이 표기가 돼 있긴 하지만, 향을 느낄 수 있다면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도 사용할 수 있다. 향수로 인해 알레르기 등이 생긴다면 이는 원래 피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유통기한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향수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3년 혹은 5년 정도로 표기하며, 유통기한이 경과한 향수를 사용하기 꺼려진다면 방향제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향수의 보관법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향수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향수를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보관을 제대로 하는 것이 관건이다. 우선은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곳에 제품을 둬야 하며,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창가에 향수를 전시하듯 비치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향수의 변질과 변향이 쉬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할 것이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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