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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콘서트 VIP석에 포함된 '사운드 체크' 논란…"선택권 존중" VS "돈벌이 수단" [TEN초점]
텐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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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본공연 전 리허설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특별한 자격을 주는 '사운드 체크 좌석'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운드 체크라는 명목으로 4~5만원씩 소속사가 팬들에게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과 팬들이 원했기 때문에 선택권을 준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19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돌 그룹 단독 콘서트 가격은 19만8000원, 15만4000원으로 두 가지 선택지가 보편화한 모습이다. 공연장의 규모나 공연 운영일자 등과 상관없이 '20만원 미만' 이라는 비슷한 가격으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콘서트 티켓값이 너무 고가라는 일부 지적으로 인해 소속사들은 급격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고, 그러다보니 굿즈 판매나 다른 추가 옵션으로 수익을 극대화해야하는 입장이 됐다.
NCT 드림이 5월 초 1만 6천석 규모의 고척스카이돔에서 사흘간 진행하는 단독 콘서트는 VIP석 19만 8천원, 일반 좌석 15만 4천원에 판매됐다. 5월 3~5일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석)에서 진행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콘서트도 VIP석은 19만 8천원, 그외 좌석은 15만 4천원이다. 1만 4천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으로, NCT 드림과 비슷한 규모다.

NCT 도영이 이틀간 여는 단독 콘서트는 4천 5백석 규모의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이 공연도 앞서 언급한 콘서트들과 같은 가격에 판매 중이다.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플레디스 소속 세븐틴 콘서트는 VIP석 19만 8천원, R석 15만 4천원, S석 13만 2천원에 팔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약 6만 6천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이다.
문제는 VIP 좌석에 포함된 '사운드 체크 관람권'이다. VIP석을 구매한 팬은 본 공연 전 사운드 체크 현장을 관람할 수 있다. 공연 3시간 전 입장하며 보통 3곡으로 총 20분 정도 진행한다. 사운드 체크 좌석은 대부분 가장 앞 좌석 혹은 공연이 잘 보이는 위치로 배정된다. 소속사는 VIP 좌석을 산 이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취지지만, 받아들이는 팬들은 사운드 체크 좌석을 만들어 별도 판매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석 가격이 동일해서 티켓팅만 성공하면 앞 좌석 구매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VIP 좌석을 사야만 된다는 게 팬들의 문제제기다. 사운드 체크라는 이벤트를 끼워파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기존에 티켓값을 차등하지 않은 것부터 문제였다는 반론도 있다. 맨 앞 좌석과 가장 뒷좌석의 시야나 사운드 등 환경이 다름에도 일괄적으로 같은 돈을 내게 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얘기다. 또, 사운드 체크 이벤트는 팬이 추가 콘텐츠를 즐길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기에 이 때문에 추가 요금을 내는 것은 아니란 게 소속사들의 항변이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티켓 가격은 공연장의 규모, 공연 기간, 운영 좌석 수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정한다. 공연 콘셉트나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어느 자리에서든 최상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기획하며 여러 요소를 반영해 가격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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