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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시작
시작에 대한 단상
-권옥희 시인
시작은 끝을 드러매지 않는다

흰머리가 머리에 앉기 시작하더니

하얀 털 하나가 반짝하며 눈썹에 앉았다

흰머리의 시작을 부지런히 끊어낸다

파뿌리로 가는 길을 염색으로 완벽하게 차단 했다

아니, 흰머리의 비극은 이제 시작이다

내 몸의 가시를 뽑아내듯

백세의 불협화음이 나를 노려보는

나이 밖으로 튕겨져 나와

도리 없이 젊음을 바른다

결코 시작은 끝을 드러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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