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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패' 이정효의 광주FC, '검증된 에이스' 없는 구조적 한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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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연봉팀' 광주, 경기 지표 대등한 가운데 매번 한골 차 패배 작년 최소 실점팀이 올해 7경기 12실점…이순민·티모 이탈 여파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우린 이름 가지고 축구하는 팀이 아닙니다. 팀으로 싸우는 팀입니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지난달 2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 FC서울과 홈 경기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이름값으로 축구하지 않는다는 이 감독의 호언장담처럼 광주는 서울을 2-0으로 완파했다.

K리그 역대 최고 경력의 외국 선수 제시 린가드, 국가대표팀 주장 경험이 있는 기성용 등 이름값 높은 선수가 포진한 서울이라 더 상징적 승리였다.

2라운드에서도 광주는 강원FC를 4-2로 꺾었다. 이 감독의 전술적 역량에 극찬이 쏟아졌고, 광주를 우승 후보로 여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광주는 이후 거짓말처럼 5연패로 고꾸라졌다. 순위도 8위(2승 5패)까지 처졌다.

3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한 광주는 대구FC(1-2), 인천 유나이티드(2-3), 김천 상무(1-2), 전북 현대(1-2)에 내리 졌다.

주목할 사실은 모두 1골 차로 패했다는 점이다. 경기 지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슈팅 수·공 점유율을 보면 포항전(3-4·57%-43%), 대구전(4-5·62%-38%), 김천전(4-5·47%-53%), 전북전(7-5·57%-43%) 모두 비등비등했다.

인천전(9-2·69%-31%)에는 두 지표 모두 광주가 크게 앞섰으나 경기는 2-3으로 졌다.
결승 골이 나온 시점을 봐도 광주가 치열하게 싸우다가 마지막에 무너졌음을 알 수 있다.

연패의 시작인 포항전에는 후반 추가 시간 정재희에게 실점해 0-1로 고개를 숙였고, 대구전에도 1-1로 팽팽하던 후반 31분 세징야의 크로스를 받은 에드가에게 '한방'을 허용했다.

인천전 역시 2-2로 맞서던 경기 종료 직전 제르소에게 결승 골을 내줬다. 전북전에서도 송민규가 후반 45분 2-1로 역전하는 골을 터뜨려 광주를 침몰시켰다.

경기 내용만 보면 '한 끗 차' 패배가 이어진 셈이다.

상대 팀에는 고비 때 팀을 구할 해결사가 등장했고, 광주에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광주에 아픔을 준 세징야와 에드가(이상 대구), 제르소(인천), 송민규(전북) 모두 팀 내 에이스들이다.

안정적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검증된 자원인 이들은 그만큼 몸값도 비싸다.

세징야는 지난 시즌 기준 K리그 '연봉킹'이다. 15억 5천만원을 수령했다. 제르소는 2022시즌에 가장 많은 연봉(17억원)을 받았다. 지난 시즌엔 14억 8천만원이었다.

광주의 전방에는 이런 자원이 없다. 당장 팀 내 최다 득점자가 2001년생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엘(4골)인데, 그는 이 감독이 '즉시전력감'이 아니라 성장시켜 쓰겠다는 의도로 데려온 외국 선수다.

차순위 득점자인 이건희와 이희균(이상 2골)도 축구 팬들에게 자주 들린 이름은 아니다.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해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뛰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각각 한양대와 단국대를 거쳐 광주에 입단했고, 이 감독 체제가 자리 잡은 2022시즌 이후에서야 중용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광주는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선수단에 돈을 가장 적게 썼다. 59억5천67만6천원을 지출했다. 1위 전북(198억767만7천원)의 ⅓에도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는 검증을 끝낸 자원을 잡기 어렵다.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공백을 잘 메우면 선순환이 이뤄지지만 그러지 못하면 전력 약화로 이어진다.

광주의 구조적 한계는 후방에서도 드러났다.

광주는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로 마친 지난 시즌에도 다득점이나 정교한 골 결정력을 기대할 팀은 아니었다. 47골을 넣었는데, 울산 HD·FC서울(이상 63골) 등에 열세였다.

늘 공격 축구를 강조하는 이 감독이지만 광주의 원동력은 수비였다. 38경기에서 35골만 내준 광주는 최소 실점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7경기에서 벌써 12골을 실점했다. 리그에서 광주보다 많이 실점한 팀은 강원뿐이다.

지난 시즌 맹활약한 수비형 미드필더 이순민이 대전하나시티즌, 리그 정상급 센터백 티모 레츠셰흐트(등록명 티모)가 청두 룽청(중국)으로 떠난 여파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아론까지 대전으로 떠나자 이 감독은 2002년생 호주 수비수 포포비치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으나 지금까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광주의 다음 상대는 하위권 팀인 수원FC(1승 3무 2패·10위)다.

이 경기가 27일 열리는 터라 이 감독은 수렁에 주저앉은 팀을 다잡을 시간을 받았다.

이 감독은 2022시즌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으로 5연패의 아픔을 맛봤다.

뚜렷한 주관으로 인기를 끈 이 감독이 대부분 선수가 공격에 참여하고, 조직적인 후방 빌드업을 통한 빠른 공수 전환을 강조하는 특유의 축구를 견지할지도 주목된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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