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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판매 곤두박질, 수입차 3위→10위로… 그 자리에 테슬라
EV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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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DA에 따르면 올 1분기 아우디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인데, 디젤게이트의 여파가 있었던 2017년의 0.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아우디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8.0% 증가한 190만 대를 판매했는데 국내에서는 전혀 딴판인 상황이다.
아우디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신차 부재가 꼽힌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우디 판매량의 44.2%를 차지한 대표 모델인 A6는 2019년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은 뒤 5년 가까이 신차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아우디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올 1월에 ‘E클래스’, BMW가 지난해 11월 ‘5시리즈’의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자 수요를 뺏긴 것이다.
모델에 따라 10∼20%대 할인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는 가격 정책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우디를 제값 주고 사면 손해라는 ‘할인차 이미지’가 퍼진 것이다. 또한 80곳이 있는 BMW, 76곳의 벤츠의 절반 수준(38개)인 아우디의 서비스센터도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아우디코리아는 부진 탈출을 위해 지난달에 한국 법인 대표를 스티브 클로티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언제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아우디 AI(인공지능) 챗봇’을 연초에 도입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7∼12월)에는 전기차 ‘Q8 e-트론’을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에서 강세를 보이는 렉서스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반사이익을 보면서 올 1분기 판매량 4위에 올랐다. 대표 모델인 ‘ES’가 1분기 모델별 판매 4위(1810대)를 기록하며 렉서스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본래 렉서스는 2019년에 수입차 판매량 3위를 차지했으나 그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로 그동안 부진했다.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수입차 연간 판매 4위 자리를 차지하고 매출도 사상 최대인 1조11억 원을 기록한 볼보자동차도 강력한 3위 후보다. 볼보는 안전에 강점을 둔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내비게이션인 티맵을 2021년부터 적용하는 현지화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볼보의 신차 ‘EX30’의 고객 인도가 상반기(1∼6월) 시작되면 올 1분기 5위였던 판매 순위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3위를 노리는 업체의 차량들은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가격대가 많이 겹친다”며 “결국 성능과 디자인 등에서 제네시스와 차별성을 가진 업체가 3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