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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초코는 사실 영국왕실 출신 디저트다? 민초단의 뿌리를 찾아서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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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거리에는
민초의 난이 벌어지고 있다

민초의 난. 그렇다. 민트초코(줄여서 민초)의 대반격이 일어난 것이다. 배스킨라빈스에서 초록색 아이스크림을 고르면 “너 그런 걸 먹어?”라며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민밍아웃’ 을 하고 있다. 

아예 민트초코에 충성하는 ‘민초단’을 만들어서 연예인 팬덤 못지않은 세력을 키우고 있다. 아니 민초단들은 연예인, 공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가상인물까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자와 아닌 자를 나누어 리스트를 만들 정도였다. 마시즘 역시 민초단의 영입을 받은 적이 있다. 그들은 손을 건네며 말했다. “민트초코 좋아하세요?”
민트초코 반대파가 보는
민트의 역사
(이 모든 원흉(?)의 뿌리가 되는 민트)
아니다. 민트초코라니. 솔의눈과 데자와를 좋아하고, 코코넛 워터도 잘 마시고, 칸타타 스파클링까지 섭렵한 나지만 민트초코. 이 음식계의 피콜로는 좋아하기가 어렵다. 청량하고 톡 쏘기는 하는데 달콤함이 사라지잖아. 하지만 모든 마실 것들(민트가 들어간 음료는 참 많다)을 사랑하기로 결심한 마시즘. 오늘은 민트 그리고 민트초코에 대한 역사와 논쟁을 다뤄본다. 오늘은 아주 냉정하고 진지하게 민트초코를 해부하겠어.
민트의 시작
하데스의 외도에서부터?
(아내를 두고 바람이라니 하데스가 죽일 놈인데, 이... 이미 죽었던가?)
민트초코를 알아보기 전에 만악의 근원(?) 민트를 해부해보자. 민트(Mint), 한자로 말하면 ‘박하(薄荷)’다. 우리말로는 ‘영생이’라고 부른다. 번식력과 생존력이 너무 좋아서 자칫 잡초 취급을 받으며 살 뻔했지만 특유의 상쾌한 향 덕분에 동서양에서 요긴하게 향신료로 쓰였다. 

민트라는 이름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나왔다. 지하세계의 왕이자 죽음의 신 하데스가 한 요정과 불륜관계에 빠졌는데. 그 요정의 이름이 '멘테(Menthe)'였다. 불륜사실을 안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포네가 화가 나서 멘테를 풀로 만들어 버린다(그녀는 농경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이다). 그 풀이 바로 오늘날의 민트다. 

이 이야기는 무슨 교훈을 줄까? 그렇다. 하데스와 멘테. 민트는 곧 죽음이라는 사실이다(아니다).
민트의 역사
민초단의 뿌리를 찾아서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 지내왔다. 그리스 사람들은 예식에서 민트를 사용하였고, 로마인들은 민트로 된 화환을 보냈다. 성경을 보면 바리새인들은 십일조로 민트를 내기도 했다. 그렇다. 민초단의 뿌리는 생각보다 훨씬 뿌리가 깊은 것이다. 이것이 차덕후(?)의 나라 영국 런던에서 1750년에 재배되었고 페퍼민트차를 비롯하여 민트향에 매료되는 이들이 늘어났다. (당시) 1등인 영국이 즐기니 다른 친구들도 이것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음료에 있어서도 민트는 자주 사용되는 재료다. 가장 유명한 것은 페퍼민트 티를 비롯한 차 종류가 있고,  모히또에도 민트 잎이 들어간다. 민트 잎을 숙성시킨 술인 ‘크렘 드 멘트’가 있고, 민트라떼, 민트 아메리카노도 있다. 당장 마시즘도 원고를 작성하며 마시는 음료가 덴마크 민트초코우유(…)다. 와신상담 마인드로 마시고 있지.
민트초코가
영국 왕실 출신이라고?
(민트초코는 아이스크림 디저트로 시작되었다, 사진출처 : Austin Kirk)
그렇다면 누가 민트에 초코를 섞을 생각을 했을까? 1973년 영국 왕실에서 시작되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딸인 앤(Anne) 공주의 결혼식에 쓰일 디저트 콘테스트에서 탄생되었다. 수많은 이들이 참가한 이 대회의 우승 디저트의 이름은 바로 ‘민트 로열(Mint Ryale)’이다.
사우스 데본 컬리지에 다니는 마릴린 리케츠(Marilyn Ricketts)는 민트와 초콜릿을 결합한 아이스크림으로 오늘날 민트 초코 시대의 장을 열었다. 민초단들은 이에 무려 영국 왕실에서 탄생한 위대한 조합이라고 민트초코를 홍보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역시 영국입맛이라 맛이 그렇구나라는 반응뿐이다.

민트초코는 베스킨라빈스31 같은 아이스크림을 통해서 국내에 잠입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생소한 조합이었지만 이제는 짜장과 짬뽕, 부먹과 찍먹 논쟁을 뒤이을 정도로 논란이 되는 조합이 되었다. 현대판 붕당정치는 민트초코를 기준으로 나뉜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민트초코를 둘러싼 계파는 3가지가 존재한다.
(보이콧과 바이콧이 동시에 일어나는 민초의 난)
먼저 민초단(민트초코 극호파)이다. 이들은 초콜릿은 보통 먹을수록 끈적거리지만, 민트초코의 경우는 마지막이 깔끔하고 상쾌하기 때문에 우수한 맛이라고 주장한다. 어차피 맛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민트초코의 존재를 인정해달라고 성명을 내고 있다.

다음은 불호파다. 거두절미하고 치약 맛이라고 말한다(치약에 민트향이 들어가 있는 것이겠지만). 협상의 여지가 있는 쪽은 초코와 민트는 서로의 장점을 가리는 조합이라고 말한다. 민트의 청량함은 초코의 끈적한 느낌이 가리고, 초코의 달콤함은 민트의 쏘는 맛이 가린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민트파다. “절대 우리 민트에는 아무것도 섞을 수 없어.”라고 주장하며 민트초코를 시켜 민트만 먹고 초코를 남기는 기행을 선보이고 있다고.
모두가 적당히 좋아하는 것보다
소수가 크게 좋아하는 게 낫다
(음료는 아니지만 이거 정말 실화 됩니까...)
작지만 확실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자 기업들은 발 다투어 민트초코 관련 식품을 내놓고 있다. 각종 민트초코 음료는 기본이고 민트초코파이, 민트초코바, 민트초코 마카롱, 민트초코 케이크, 민트초코 인절미, 민트초코 붕어빵까지(…) 너도나도 초록색 민트초코 제품을 내고 있다.

대중들의 취향이 한 번에 몽땅 바뀌어서 일까? 아니다. 적지만 충성도 있는 팬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트초코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하나의 밈(Internet Meme)이 되어 재미를 준다. 단지 민트초코버전을 낸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열광하고, 누군가는 경악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민초의 난의 정체인 것이다. 민트초코 이 기세로 내년 총선까지 가자!

영국은 밀크티에서 우유를 넣는 순서를 가지고도 싸우고, 한국은 탕수육에 소스를 붓는 것만으로도 의절이 일어나고 있다. 식재료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뜨거워질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다.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기보다 뜨거운 소수를 위한 색깔과 풍미를 가진 민트초코의 앞길이 기대가 된다. 무… 물론 나는 안 마실게. 많이 마셔요. 

참고문헌
My New Favorite Flavor: Mint Chocolate Chip Cookie!, KATIE, Flavor Solutions, 2017.1
Seven Health Benefits of Peppermint Tea, Tracy F, Grosche, 2018.11.8
The History of Breath Mints,Scott Schwertly, 2014.6.6
Peppermint History, peppermint in depehingo
Interesting facts about Mint, TOP FOOD FACTS
Brief History Of The Mint, Christopher Pratt, Food Editor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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