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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내년 U-리그 선전 자신한다' 서울대 야구부 2학년생 이서준의 각오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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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너무 아쉬운 시즌이었다.”

2년 전, 덕수고에는 내야수 이정호(현재 서울대 야구부 코치로 등록)에 이어 서울대생을 배출한 2호 선수 이야기로 상당히 유명세를 탄 바 있었다. 공부를 잘 하는 선수에 대한 정윤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와 본인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였다. 이서준(20)이 그 주인공이다. 그 이서준이 서울대로 입학한지 벌써 2년째에 접어들었다.

앞서 선배인 이정호가 ‘야구 행정가’로서의 꿈을 이루고자 서울대에 입학한 것이 큰 반면, 이서준은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서울대 출신 최초의 프로선수’가 그것이다. 그동안 야구계에는 서울대를 졸업한 감독이나 사무총장은 있었어도 서울대를 졸업한 프로 선수는 없었다. 이서준은 바로 그 ‘최초의 사나이’를 꿈꾸고 있다. 본 포지션은 내야수지만, 투수로도 마운드에 오르면서 엘리트 선수 출신들이 적은 서울대 야구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렇게 2년째 U-리그를 경험했지만,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대학 입학 후 첫 홈런도 기록하면서 3할 타율을 기록했는데, 무엇이 아쉬웠을까? 이에 이서준은 "체력적으로 힘들어 경기 없는 날에도 몸을 잘 만들어 놔야 함을 느꼈다."고 했다.

평범한 타구도 에러로 이어지면? 공수교대가 아니라, 한여름철에 계속 수비에 임해야 투수로 등판하는 날, 투구 숫자 늘어나며 힘 부치는 것 느껴

이렇게 아들이 U-리그에서 고군분투하는 것을 본 아버지는 그래서 안타까우면서도 계속 응원을 보낸다. 서울대 야구부이기에 분명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범한 타구를 잘 처리하면 공수교대가 되었을 상황이 멈추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이서준이 ‘힘을 더 길러야 한다’라고 느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래서 늘 본인이 더 잘 하면 된다고 끊임없이 단련을 한다.
"결국 내가 더 잘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오프시즌에는 어떻게 해야 내년에 지치지 않고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행히 내년에는 군대에서 돌아오는 인원 중에서 잘 던지는 투수(김유안, 경기고에서 1학년까지 야구한 후 공부로 서울대 진학)도 있고, 신일고를 졸업한 동기생 박건우도 있다. 충분히 해 볼 만하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투수로 등판한 경기에서 작년보다 소화 이닝은 증가(18과 1/3이닝 → 36이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책점은 감소(32점 → 29점)하여 분명히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장기인 타격도 2년 연속 3할을 기록할 만큼 여전히 정교했다.

서울대는 올해 기준으로 엔트리 16명으로 야구를 했다. 그만큼 리그 자체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쯤 되면 체육교육과 학생들 중 추가로 선수를 모집할 법하지만, 그 입단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치열한 내부 테스트를 거쳐야 비로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정식으로 선수 등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1승이 참 어렵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더 나은 야구부로 성장하기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대화 도중 문득 이서준은 “생각보다 연습 경기 잡는 것이 쉽지 않다.”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간혹 고교팀과의 교류전으로 부족한 U-리그에서의 경기 경험을 살리려고 하지만, 같은 대학팀끼리 연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우연찮게 경기장에서 만난 단국대 김유진 감독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흔쾌히 연습 경기 일정을 잡아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이서준도 부족한 U-리그 경기 숫자를 연습 경기 등으로 감각을 익혀 갔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서울대가 겨우 13경기밖에 안 했다. 너무 적은 숫자였다. 다행히 내년에는 리그제 운영으로 조금 더 많은 경기가 열린다고 하니, 그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부족하다. 많은 분들이 우리 서울대와 많은 경기를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정말 해 볼 만하다. 왕중왕전에 꼭 나가고 싶지만 일단 내년 첫승을 반드시 하고 싶다."라는 것이 이서준의 솔직한 심정이다.

이러한 이서준도 다른 일반학생들처럼 군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군 복무가 야구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년 1학기에는 복학해서 다시 야구부로 복귀하는 예비역 자원이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내년 1학기 마치고 군대 갈 생각도 있었다. 그렇지만, 일단 1학기 소화를 해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년에는 서울대가 정말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제 3학년 시즌을 맞이하는 이서준이 본인의 꿈을 향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서준(2023년 3월 28일 생) 배명중-덕수고-서울대 타자기록 : 13경기 43타수 13안타(1홈런) 7도루 6타점 투수기록 : 8경기 36이닝 소화 24탈삼진 평균자책점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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