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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신인 7명 배출 장충고, '대권 도전' 내년에 계속된다
MHN스포츠지난 1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이후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안도와 회한이 가득한 한 숨을 내쉬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 대회 최다 우승 후보였지만, 단 한 개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2010년 당시 김진영(前 한화)-한승혁(한화) 듀오를 앞세워 상당한 전력을 구축했던 덕수고가 가장 위대한 무관의 제왕으로 남았을 때와 상당히 유사했다.
“감독 탓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 했다. 독수리 5형제라는 단어에 기대감이 컸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컸다. 전력을 정비해서 내년에 최선을 다 하겠다.”라는 것이 송민수 감독의 진심이었다. 그러는 한편, 무관에도 불구하고 무려 일곱 명의 제자들이 프로 유니폼을 입은 것에 대해 고무되기도 했다.
당초 송 감독은 지명에 앞서 “최소 6명, 최대 8명 정도 될 것으로 본다.”라고 예측했다. 장충의 독수리 5형제가 모두 프로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타자들 중 적어도 1명, 많게는 3명으로 프로 입성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예상은 장충고 선수들이 무려 7명이나 프로 선택을 받으면서 현실이 됐다. 올해 드래프트 신청자 가운데, 출신교별로 분류하면 장충고 졸업 예정 선수가 7명으로 가장 많다.
1라운드에서만 무려 세 명이나 호명됐다. 전체 1번 황준서(한화)를 포함하여 육선엽(삼성)을 거쳐 김윤하(키움)까지 조기에 선택을 받았다. 장산 좌완 조동욱(한화)도 2라운드에서 처음 이름이 불렸으며, 사이드암 원종해(NC)도 7라운드에 호명되면서 독수리 5형제가 모두 프로 입성에 성공한 것. 이에 대해 송민수 감독은 “1라운더는 많이 배출했지만, 전체 1번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를 보고, 많은 중학 유망주들이 우리 학교로 왔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투수들은 예상대로 모두 지명을 받았다. 관건은 타자들이었다. 4번을 치는 포수 류현준(두산)이 하위 라운드에서나마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송민수 감독은 권현(한화)과 내야수 김재익까지 내심 지명되기를 바랐다. 결과는 류현준과 권현이 나란히 10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았고, 아쉽게도 리드오프 김재익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분명 기대 이상의 결과였지만, 송 감독은 지명되지 않은 제자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드러냈다.
“7명도 상당히 많이 보낸 것이다. 하지만, (김)재익이도 프로에서 잘 써 먹으면 잘 클 아이다. 그나마 마지막 라운드에서 누가 뽑아가나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아쉽게 됐다. 대학에 가서 조금 더 갈고 닦으면, 2학년 때 얼리 드래프트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는 한편, 내년에도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더 많은 임팩트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 이에 내년 장충고의 키맨으로 에이스 김재원과 유격수 지요한을 뽑았다. 이 둘을 중심으로 내년에는 조직력의 야구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무관의 제왕으로 남았으나, 여전히 대권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장충고. 오히려 독수리 5형제가 빠져 나간 자리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일지 모를 일이다. 그것이 고교야구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처럼 객관적인 전력이 크게 의미가 없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