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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인연...마지막인듯...
어제갑자기 배가 많이 아프셔서 교통편이 불편한 시골이라ㅠ ㅠ 오늘 아침 첫차타고 할머니모시고 병원갔다 왔네요.

다행이 장염이라 며칠 약드셔보시고 차도가없으면 입원해서 검사해보자 하시는데, 약드시고 조금 괜찬다하시는거 보니 장염이 맞는가 봅니다.

큰병은 아니라 한시름 놨네요^^

병원갔다 들른 약국에서 우연히 사촌외이모할머니를 만났어요.

예전에 중앙시장에서 한복집하셨는데, 연세가 드셔서 그만두시고는 외할머니랑 두분이 만나시질 못하셨어요.

한복집 하실땐 외할머니가 시장가시고, 병원가시고 하실때마다 들르셔서 만나셨는데...

지금은 할머니도 거동이 불편해 외출을 잘안하시고, 그냥 건너건너 소식만...

우연히 만나 참 많이 반가워 하셨는데...

두분다 몸이 불편하셔서...

간단하게 식사하고 헤어지는데,

이모할머니가 계속 그자리에서 저희가 않보일때까지 자리를 뜨시지않고 보고 계시더라구요.

마음이 참 그랬어요.

전화해서 약속하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만날수있는 우리와는 다른 분들이라는...

고꾸라진 허리에 한쪽손엔 제팔이 다른 한쪽손엔 지팡이를 의지하고도 한걸음 한걸음 떼기가 쉽지않은 할머니,

본인도 지팡이에 의지하지 않고는 몇걸음 걷기힘든 몸이기에, 아마 두분이 다시 이런 우연이 아니고는 다시 보지 못할거라는 생각을 하신건지, 한참을 그렇게 보고 계시더라구요.

코너를 돌때까지 걸음을 떼지못하고계신 이모할머니에게 다시한번 손을 흔들어 드리고 옆에 나즈막하게 고꾸리고 걷고계신 울할머니 굽은 등을 내려다보는데... 살짝 슬펐어요.

나이가들고, 오랜 인연을 만났는데... 조금은 슬픈 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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