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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I] BLG의 '가드 오브 아너'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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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훌륭한 2위 BLG가 진정한 우승자 JDG에게 박수를 보냈다.

지난 21일 오후 8시, 영국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에서는 룰러-카나비의 징동 게이밍(JDG)이 비리비리 게이밍(BLG)에게 3-1 승리를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모든 경기에서 JDG가 단점 없는, 한 수 위 경기력을 선보인 가운데 역대 최초의 중-중 결승에서 JDG가 역대 최초 '국제대회 내전 우승자'로 기록됐다.

슌의 급발진, 엘크의 자야 기피, 빈의 그웬, 2차 교전 역이용 등 전체적으로 본지가 'BLG 공략법'으로 기재한 사항들이 모두 터져나온 이번 결승전은 단 한치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1세트는 카나비가 지배했다. 준비된 노틸러스 정글을 꺼내 든 카나비, 이를 통해 상대 밴픽 구도를 완벽하게 부숴버린 가운데, 단 5분만에 바텀 다이브 성공, 8분경 미드 다이브, 성공 등 초반 미드-바텀 라이너들에게 우위를 선사했다.

이를 통해 11분 전령교전에서 상대를 빨아들인 룰러, 그 사이에 압도적인 데미지를 가한 나이트가 각각 활약한 JDG는 교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어 나이트의 푸쉬라인 부근 정글을 장악하며 격차를 벌린 JDG는 24분 몸이 앞으로 쏠린 BLG의 서포터 온(룰루)을 끊어내고 바론을 획득한 카나비의 맹활약 속에 깔끔한 25분 승리를 결정지었다.

2세트는 BLG의 탑 라이너 빈이 은퇴한 너구리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카나비의 습격에 쓰러지면서도 팀에게 용 스택, 정글 시야 선제 장악 권리, 바론 획득을 선사한 빈(그웬).

총 3번이나 쓰러지면서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던 그는 룰러(자야)를 마지막 28분 교전에서 궁극기만으로 쓰러트리며 JDG가 그리던 한타 설계(사이온-애니-오공 3방향 습격 및 자야-룰루 합류)를 완전히 깨부셨다. 승리는 자연스레 BLG의 몫이었다.

3세트는 '티어 정리'에 실패한 BLG가 자멸했다.

'티어 정리가 됐다'는 이야기가 떠돌던 BLG. 그러나 최근 메타에서 초-중-후반이 모두 좋지 못한 베인을 꺼내들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티어 정리가 전혀 되지 않은 모양새.

전체적인 밴픽 또한 기상천외했다. 애니-케넨이라는 광역 CC기 조합과 함께 한 딜러진은 다름아닌 카직스(슌)-베인(엘크). 끊어먹는 조합도, 1-1 개인기로 상대를 압살할 수 있는 챔피언들도 아닌 애매한 조합.

필자의 기준으로는, 베인을 활용할 것이었다면 탱커를 뚫어내기 쉽고 킬 캐치 후 교전에 용이한 AD 정글러 비에고-벨베스 정글이 적당했다.

본지는 룰루의 지원 속에 경기 초반 제리-라칸을 압살할 수 있는 칼리스타-드레이븐을 예상했으나, 단 하나의 장점이 없었던 베인을 꺼내든 BLG는 초-중-후반 모든 페이즈에서 앞서가지 못하며 완패했다. 경기시간은 단 23분.

4세트는 꺾여버린 BLG를 JDG가 압살하며 승리했다.

밴픽부터 선픽 제이스(나이트)에 사일러스(야가오)를, 엘크가 선호하지 않는 자야를 선택해야만 했던 BLG. 아무리 T1전에서 제이스-사일러스 구도가 좋았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LCK 팀들을 상대할 때 뿐이었다.

12분 JDG의 2용 교전에서 CS 20개 차이를 기반으로 코어 아이템 차이를 벌린 나이트(제이스, 월식)가 맹활약한 반면, 코어 아이템을 앞서고도 비선호 챔피언을 선택한 엘크(자야, 돌풍)는 상대 뒤를 돌아오는 의아한 선택으로 원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정황상 룰러의 암살을 노린 듯 했으나, 오히려 딜 로스로 이어질 뿐이었다.

서포터 미씽은 대표 챔피언 쓰레쉬로 매우 아쉬운 기량을 선보였으나, 나머지 선수들이 상대를 압도한 JDG는 학살극 끝에 22분만에 경기를 끝냈다.

결과적으로 LCK팀들의 도전을 물리친 BLG는 2인자로써의 소임을 다하며 우승자 JDG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번 승리로 JDG에게 남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은 LPL 스프링-롤드컵 뿐이다. 이를 모두 차지한다면 LPL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그랜드슬램을 기록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를 기록했던 팀은 지난 2016년 SKT T1 뿐이다.
사진=징동 게이밍(JDG) 공식 웨이보
사진=G2 이스포츠 공식 SNS, '탑파더(탑의 아버지)와 기가빈'
사진=비리비리 게이밍(BLG) 공식 웨이보, 훌륭했던 2위, B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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