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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당대표 도전설' 박지현, 이유 있는 '랜선 행보?'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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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 3주만인 20일 당 윤리심판원 개최를 앞두고 성희롱 발언 의혹을 받는 최강욱 의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침묵을 깼다. 그는 이후 이슈마다 SNS를 통해 목소리를 내다 1일 국회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했다. /국회=이선화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당 대표·최고위원 도전설?…여의도 발 도장 다시 찍는 박지현

-'구비현평'(구 비대위원장 현 평당원)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행보가 정치권의 관심사지?

-박 전 위원장은 최근 최강욱 의원의 징계 결정 이후 꾸준히 SNS로 현안 관련 자신의 의견을 내보이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어.

-좀처럼 여의도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던 박 전 위원장이 잠행을 끝내고 1일 국회를 찾았지?

-박 전 위원장은 1일 전까지 활발한 '랜선 행보'를 보였어. 지난달 26일 박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가 드디어 '반노동 본색'을 드러냈다"며 윤석열 정부가 최저임금 동결 의사를 밝힌 것을 강하게 비판했어. 그는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서른다섯 번이나 언급했던 자유는 '기업의 자유'였던 것을 고백했다"며 일갈했지. 박 전 위원장은 이어 "윤석열 정부가 기업주들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은 동결하고, 1주일에 최고 92시간까지 일하는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한다"며 "지금 자유가 절실한 것은 기업이 아니라 일하는 청년과 서민과 중산층인데 윤석열 정부는 이들에게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하면서 자유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어.

-이틀 후인 28일에도 박 전 위원장은 '수박'을 거론하며 물가 인상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 문제가 꼭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어.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요즘 8kg짜리 수박 한 통이 3만 원에 육박한다. 폭등하는 물가가 우리의 생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살인적인 물가 인상률에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것은 일부 기업인만 배를 불리겠다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보장하는 수준의 결론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런 것으로 싸우고, 이겨야 한다"고 밝혔어.
1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이선화 기자
-이때 박 전 위원장이 4년 전 쓴 기사 내용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4년 전 박 전 위원장이 대학생 시절 춘천 소재 매체의 '시민기자' 시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학생 울리는 밥값'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온라인에서 공유됐어. "최저임금 인상이 외식업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이번엔 대학가도 가격상승을 피해 갈 수 없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어. 현재 기사는 홈페이지에서 '비공개'된 상황이야.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과거와 정반대의 발언을 한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어.

-지난달 30일에는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정치는 아직도 이런 비극을 막지 못하고 있다. 5년간 나라를 맡았던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어. 그는 "잠깐이나마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조 양 가족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정치를 바꿔야만 한다"고 강조했어.

-SNS를 통해 정치적 사안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박 전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출마설'을 제기 중이야.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박 전 위원장이 당 대표나 최고위원으로 출마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려고 정치적 발언을 이어간다는 추측이야.

-박 전 위원장은 현재 언론과의 접촉 없이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와중에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되는 2030 민주당 청년 모임 '그린벨트' 간담회에 참석했어. 취재진은 전날(6월 30일) 박 전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러나 확정적이지 않아 일단 지켜보기로 했지. 1일 오후 박 전 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 모습을 드러냈고, 취재진에 둘러 쌓였어. 초미의 관심사였던 8월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은 "일주일 안에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확답하지 않았네. 그런데 박 전 위원장이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지?

-맞아. 그는 "주위에서 청년 중심으로 출마했으면 하시는데 당원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고민하고 있고,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이재명 의원과 의미 있는 대결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어. 거기다 당대표가 아닌 최고위원 출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어. 출마는 기정사실인 것 같아.

-박 전 위원장이 이재명계로 분류됐는데 발언을 들어보니 갈라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는 특히 이 의원의 당권 출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어.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이번 선거에 나가면 결국 또 민생이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저쪽(여권)에서는 보복하고 우리는 이걸 방어하기 바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이 의원이 당대표에 나가는 것에 대해 우리 당 의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저도 같은 우려점을 갖고 있다"고 불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어.

-박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에 영입되면서 '이재명계'로 분류됐으나, 대선 이후 이 의원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과 대치 전선을 형성하면서 독자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박 전 위원장은 전대 출마와 관련해서도 이 의원과 별도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어.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30일 제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을 항의차 방문했다. 민주당의 단독 본회의 소집 요구에 대한 반발 차원이었지만 김 의원의 부재로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남윤호 기자
◆與 원내지도부, 차기 의장 김진표 사무실 '항의 방문' 했다 '머쓱'해진 사연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내정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을 항의차 방문했다던데 이유가 궁금하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원내부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오전 김 의원 사무실을 찾아갔어. 민주당이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다음 날 본회의를 개의해 단독으로 의장단을 선출하겠다는 것에 대한 반발 차원이지.

-하지만, 당시 김 의원은 외부 일정으로 사무실에 없었다고 없었다고 하던데?

-맞아. 애초 이들의 항의 방문 일정은 예정되지 않았었어. 오전 10시 10분에 방문하겠다는 사실을 10분 전인, 10시께 공지할 만큼 긴급하게 정해졌지. 이 탓에 김 의원이 자리를 비운 사무실을 방문하게 된 거야.

-사무실에 입장하기까지 호기롭던 이들은 '김 의원이 사무실에 있지 않다'는 비서진의 말을 듣자 머쓱해하며 다시 문을 열고 나왔어.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향해 성 의장은 "김 의원이 안 계시다. 의총 시간에 맞춰서 온다고 비서진이 말했다. (송언석) 수석께서 의장님한테 전화로 상의도 드리고 이렇게 할 것 같은데 오늘 찾아온 건 바로 그런 목적 때문"이라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어. 결국 이들은 김 의원의 옷자락도 보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지.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들은 김 의원이 의원실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찾아갔다고 하던데 정말이야?

-응. 사실이야. 김 의원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에서 '김 의원이 사무실에 계시냐'고 묻는 전화가 왔었다"며 "지금 의원님이 자리에 계시지 않다고 말했다"고 답했어. 이날 김 의원은 오전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에 있는 의원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해. 애초, 시간 약속을 잡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송 부대표는 "국회가 엄중한 시기에 (김 의원이) 자리에 계시지 않다"며 비꼬았지.
지난달 30일 김진표 민주당 의원을 만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성 의장(왼쪽)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결국, 김 의원이 사무실에 부재한 사실을 알고도 여당 의원들이 찾아간 것 같은데, 왜 그랬을까?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고 '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총공세' 차원이야. 의사일정을 진행할 의무가 있는 국회의장 내정자를 찾아가 여야 간 합의 없는 국회 개원은 '불법'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기 위함이지.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입법·예산 활동을 통해 정부의 국정 운영을 활발하게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어. 이를 위해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가진 '법사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필수적인데, 현재 여야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마라톤협상을 이어가고 있거든. 의장단을 선출하고 나면 상임위원회 배분이 이뤄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를 뺏길까 봐 마음이 조급했던 모양이야. 이에, 송 부대표는 "내일 본회의를 강행한다면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적 본회의 개최다. 불법적 본회의에서 의장을 선출한다면 원천무효다"라고 비판했어.

-여당의 강한 반발 때문인지는 몰라도, 민주당은 본회의 개의 일정을 4일로 연기했다면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7월 4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열어서 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했어. 2일과 3일, 주말 동안 국민의힘과 추가적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거야. 야당의 요청을 수용한 듯 성 의장은 지난 1일 '김 의원 사무실을 다시 찾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은 계획이 없다"고 답했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서민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에도 정치권은 힘겨루기하는 모양이네. 불과 몇 달 전, 선거 당시만 하더라도 '민생을 챙기겠다'고 약속한 게 어제 같은데 이중적인 모습에 다소 씁쓸해. 민생 법안이 쌓여가는 만큼, 여당과 야당이 하루빨리 합의를 끝내고 본업에 집중해줬으면 좋겠어.
공무원 피격 사건 유족 측은 더불어민주당에 4일까지 관련 사건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당론으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에 앞서 취재진에게 대통령기록물 공개 요청안을 설명하고 있는 서해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 /이선화 기자
◆'공무원 피살 사건' 유족 만난 野..."언론 플레이 말라" 나온 까닭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족을 직접 만났어. 유족은 문재인 정부가 故 이대진 씨를 '월북자'로 몰고, 사건을 은폐·축소하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잖아. 민주당 입장에선 이날 만남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

-실제로 현장에선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고 해. 고인의 형인 이래진 씨는 기자들과 만나 "우 비대위원장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 언론플레이 하지 마라'고 했다"고 비공개 면담 내용을 공개했어. 유족 측이 회의를 공개로 해달라고 하자 우 위원장이 그렇게 답했다는 거야. 우 비대위원장도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해당 발언 사실을 시인했어. 우 위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국회 의결) 시한까지 정해서 올 줄은 몰랐는데 (거기에 더해) 대통령 고발부터 말씀하셔서 당황했다"고 말했어. 조오섭 대변인은 "(우 위원장이)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런 부분이 정치 쟁점화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덧붙였어.

-현장에선 '유족이 언론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아무래도 유족 입장에선 그동안 쌓아온 억울함이 커서 면담에서 격한 감정이 올라온 것 같아. 또 잘 알려지지 않은 현장 분위기도 있었다고 해. 민주당 관계자는 "모 방송사에서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 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 현장에 방송 카메라를 들이밀며 촬영하려고 하자 '언론 플레이'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어. 또 유족보다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가 더 적극적인 모습도 눈길을 끌었어. 대리인으로서 언론에 자신이 맡은 사건의 진상을 적극 알리는 건 당연하지만, 국회 차원의 의결 시점까지 예고한 건 김 변호사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겠냐는 게 취재진 반응이야.

-김 변호사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그런 추측이 아예 잘못됐다고 볼 순 없을 것 같아. 김 변호사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수석부대변인 출신으로 중구성동구갑 당원협의회 위원장, 광명을당협위원장을 역임한 인물이야. 최근에는 올해 3·9 국회의원 재선거 청주 상당구 지역에 국민의힘 공천을 지원했다가 경선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피격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군에 피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와 악수하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 /국회사진취재단
-어쨌든 유족은 사건 관련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허가해달라고 촉구하고 있어서 민주당이 난감한 분위기야. 유족은 오는 4일까지 기록물 공개를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거나 13일까지 국회 의결이 되지 않으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고발을 확정하겠다고 경고했어. 직무 유기나 직권남용이 성립할 수 있다는 거야.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민주당 의원들이 사건 발생 후 유족들에게 '보상해 줄 테니 월북 사실을 인정하라'면서 회유를 시도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어. 회유 당사자로 지목된 황희·김철민 의원은 이를 전면 부인했어.

-유족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편지도 공개했지?

-맞아. 윤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故 이대준 씨 아들 A씨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유족들은 밝혔어. 해당 편지에서 윤 대통령은 "국가가 A군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긴 점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언급했어. 문재인 정부에서 해양경찰과 군 당국이 고인의 자진 월북을 단정했던 점을 겨냥한 대목이야.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유족에게 편지를 보낸 적 있어. 다만 유족은 문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오히려 정보공개청구 소송에 항소하자 항의 표시로 지난 1월에 편지를 반납했었지.

-앞으로 이 논란은 어떻게 전개될 걸로 보여?

-민주당은 '사건 은폐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을 향해선 "신색깔론"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어. 지난 1일 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TF'는 최근 해경과 군 당국이 '월북 판단'을 번복한 배경에 국가안보실의 지시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어. 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족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이야. 같은 날 유족은 성명서를 내고 문 전 대통령에게 "스스로 대통령기록물 봉인을 해제하라"고 요구했어. 유족 측이 제시한 데드라인 이후에도 민주당이 대통령기록물 열람에 반대하면 여야가 정쟁의 소용돌이에 깊게 빠질 것 같아.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곽현서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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