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 읽음
철공소닷컴 함경목 대표 "시절에 따른 처세의 지혜를 알려주는 것이 명리학"
스포츠서울
0
[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시, 즉 사주(四柱)를 바탕으로 그 사람의 인생을 읽는 학문이 사주명리학이다. 사주를 통해 길흉화복을 읽는 학문은 중국 상나라에서 시작돼 한나라, 주나라, 당나라 등을 거치면서 명리학으로 체계를 잡으며 발전했다.

태어나면서 사주가 결정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결정돼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결정론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철공소닷컴 함경목(54) 대표의 주장이다.

함경목 대표는 “사주를 결정론으로 받아들이면 굉장히 위험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에서 같은 시간에 태어나는 사람이 50만 명은 될 것으로 본다. 그럼 같은 시간에 태어난 사람들은 다 같은 운명을 갖고 살아갈까? 그중에서 누구는 대통령이 되고 누구는 가난하게 사는 등 각자 다른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관계’라고 강조한 함 대표는 “인간의 삶을 신이 결정하느냐, 혹은 자유 의지인가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사주는 그것을 관계론적으로 풀어간다. 그래서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사주 해석은 결정론으로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사주는 근대적 문명주의, 서양의 과학주의가 한계에 봉착하며 길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지만 결정론에 빠질 때 자칫 허무주의와 연결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MZ세대들 사이에 MBTI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역시 세상을 보는 하나의 틀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짚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마이어스(Myers), 브릭스(Briggs)가 융(Jung) 심리학을 토대로 만든 성격 유형 검사다. “난 MBTI가 0000라서 직장 상사와 잘 맞아”, “남자친구와 MBTI가 상극이야” 등 MBTI가 아니면 대화가 안될 정도다.

“요즘 MBTI가 유행인데, MBTI는 16개로 사람의 성격 유형을 분류한다. 혈액형은 4가지, 사상체질은 4가지로 나누는데 이보다 더 세분화돼있다는 점에서 관점을 풍부하게 해준다”고 말한 함 대표는 “누구나 자신의 삶을 성찰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매우 중요한데, 우리는 지나치게 세상을 좋고 나쁨이란 이분법으로 본다. 맞느냐 틀리느냐를 따지기 보다는 관계를 풍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MBTI가 대중적으로 크게 확산된 반면 명리학은 일부 마니아층들만 공부하는 이유에 대한 해석도 내놓았다. 명리학에는 태극, 음양, 오행 등 방대한 내용이 담겨있어 일생 공부해도 모자랄 정도로 삶을 관통하는 지혜가 요구되기 때문에 공부가 어렵고, 각각의 상징들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에 서양식 정답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난감한 측면이 있다.

‘운명’을 대하는 태도의 핵심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운명(運命)이라는 단어를 보면 명(命)은 주어진 바고 운(運)은 그것을 운용한다는 의미다. 운은 움직이는 것, 즉 운명이라는 말은 고정값이 아니라 내가 받은 명을 어떻게 풍부하게 만들어가는 것인가로 이해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서 있는 계절을 아는 것이다. 한겨울에 씨앗을 뿌릴 수는 없다. 겨울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독서를 하고, 날씨가 풀리면 밭을 갈고 씨를 뿌려야 한다. 그 시절에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유혹이 오더라도 참아야 한다. 사주는 그 시절인연을 알려주기 때문에 자신의 계절에 맞춰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준다.”

삶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지혜를 알게 되면 매 순간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흔들림 없이 삶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비결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막연하지만 그 속에 공포가 있다. 인생을 불행하게 사는 방식 중 하나가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거다.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하면 자신을 반성하고 변화할 수 없다. 우리는 생을 더 잘 살아보겠다는 태도를 지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수련을 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고 누구라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안해질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 수련이다. 원효대사가 한 말 중 제일 감동적인 말이 ‘진속불이’다. 진리의 세계와 속세는 둘이 아니며, 내가 살아가는 바로 이곳 외에 그 어디서도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0 / 300